이동전화 데이터로 보니…인구밀도 역동하네

평일-주말-휴가철에 '모였다 흩어졌다' 변화…"자연재해, 응급상황에 유용"


[짧은 뉴스]

00francepopulation0.jpg » 이동전화의 통화 데이터로 본, 프랑스 인구 분포의 한 예. 출처/ Catherine Linard, phys.org


일, 00france3.jpg » 프랑스 지도. 출처/ 구글 지도 (클릭 하면 화면 확대) 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도시에서 북적댄다. 주말엔 교외로 빠져나가는 차량 행렬로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분주하다. 주말의 밤이 저물고 다시 많은 사람들이 월요일 아침부터 대도시에서 북적대며 생활한다. 그러곤 다시 주말…. 평일과 주말에 되풀이되는 인구이동의 일상이다. 최근 이동전화 수신·발신 데이터를 사용해 이런 인구이동의 역동성을 한 눈에 보여주는 지도 기법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눈길을 끄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 일상의 행동 패턴을 보여주기 때문이며, 또한 우리가 흔히 아는 인구밀도 분포라는 게 고정된 게 아니라 매우 역동적인 것임을 한눈에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응용수학·물리학·지리학·보건학 등 여러 분과 연구자들이 참여한 유럽과 미국 연구팀(8명)이 최근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이동전화 데이터를 사용한 역동적인 인구밀도 지도 기법'이라는 논문을 내고, 그 내용을 간추려 담은 동영상을 유투브에 공개했다.


[그림1] 평일

00francepopulation1.jpg

동영상은 2007년 5월14일 월요일의 프랑스 전국 지도에서 시작한다. 평일인 이날의 인구 지도는 파리를 비롯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분포하는 인구밀도의 상황을 보여준다 (색깔이 짙을수록 인구밀도가 높다). 월요일의 인구밀도 지도인 셈이다.


[그림2] 주말

00francepopulation2.jpg  

다른 날엔 어떨까? 시간은 흐르고, 큰 변화가 없던 지도는 주말이 되자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짙었던 색깔은 전국적으로 옅어지면서 평일에 비해 훨씬 더 고르게 퍼진다.


[그림3] 휴가철

00francepopulation3.jpg

이런 평일과 주말의 인구밀도 역동성은 ‘반복 진동’처럼 되풀이되며 변화한다. 이런 변화의 패턴은 주간 단위의 일상이다. 그러다가 큰 변화의 모습이 나타난다. 여름 휴가철은 1년 단위로 볼 때 인구밀도가 크게 요동하는 시기이다. 사람들은 전국으로 퍼지고 흩어지며, 특히나 이름난 휴양지, 해안의 휴양지는 평일의 대도시 못잖게 높은 인구밀도를 보여준다.


[그림4] 다시 주간 패턴으로

00francepopulation4.jpg

다시 일상으로…. 휴가철이 끝나갈 무렵, 사람들은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대도시 중심의 인구밀도 분포가 평일의 모습으로 점차 돌아온다. 이제는 주간 단위로 평일(그림1)과 주말(그림2)에 나타나는 인구밀도의 반복 진동이 다시 되풀이된다.


연구팀은 “인구 분포는 역동적이다(populations are dynamic)”라고 말했다.


[동영상] 다섯 달 동안의 역동

2007년 5월부터 10월까지 다섯 달 동안에 일어난 인구밀도 분포 변화의 일상 패턴과 역동성을 다음 2분 남짓한 분량의 짧은 동영상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

[ 동영상 http://youtu.be/qsUDH5dUnvY ]


구팀은 “이런 인구밀도의 역동성을 이해하고 측정하는 것은 재해 대응, 경제계획 수립, 전염병 대처에서 중대한 문제”라며 인구조사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해 제때 필요한 인구 데이터가 부족한 저소득 국가에 특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세계 이동전화 보급율이 현재 96퍼센트(선진국 121퍼센트, 개도국 90퍼센트 가량)에 달했다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최근 자료(WTDC-2014)를 인용해, 이동전화 데이터가 세계 각지의 인구 지도를 그리는 데 좋은 데이터가 된다고 보았다. (참조: 보도자료 / 뉴스 보도)


연구팀은 2007-2008년 몇 달 동안 프랑스와 포르투갈에서 수집된 이동전화의 익명성 수신·발신 기록 10억 여 건의 데이터(사용자 1900만여 명)를 활용해 이런 지도 제작 기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요즘은 이동전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가 중요한 때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동전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익명 처리된 데이터, 그리고 사용자의 자세한 위치 정보는 알 수 없는 이동전화 중계탑(mobile phone tower)의 수신·발신 기록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사용자 프라이버시가 엄정하게 보호되고 수집된 데이터를 종합해 생성되는 인구 지도가 공익을 위해 적절히 사용된다면, 하루, 한주, 한달, 계절 단위로 바뀌는 역동적 인구밀도 지도는 여러 상황과 여러 지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논문 요약(’Significance’)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의 인구 분포 정보는 특히나 공중보건, 식량안보, 기후변화, 분쟁, 자연재해에 초점을 두는 영향 평가나 대응계획 수립 때에 긴요하다. 이번 연구는 이동전화망 사업자에 모이는 데이터가 전국 규모과 전 시간 주기로 정확하고 상세한 인구 분포 지도를 비용 대비 높은 효율로 만드는 데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동전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는 보호된다. 여기에서 개관하는 방법은 인구 분포 데이터가 부족하고 오래되고 신뢰하기 어려운 저소득 국가에서 인구밀도를 측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또는 시간이 흐르면서 나타나는 인구밀도 변화를 측정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익명 처리된 이동전화 데이터에 접근함으로써 응급 상황과 데이터 부족 상황에서 어떻게 인구 지도를 저비용으로 신속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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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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