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학자대회는 훗날 무엇으로 기억될까? -박형주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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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 박형주 교수(포스텍)  

서울 세계수학자대회는 나중에 무엇으로 기억될까?

00ICM_PHJ.jpg » 박형주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 사진/ 오철우




섯 해 전인 2009년에 들었던 한국 수학자의 ‘바람’은 2014년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그해 4월 국제수학연맹(IMU)이 서울을 세계수학자대회(ICM) 개최 후보도시로 선정했을 때, 국내 수학계와 언론은 “한국 수학의 도약”이라며 떠들썩했다. 지난 110여 년 동안 근대 올림픽의 역사와 나란히 이어진 지구촌 수학의 최대 행사로 4년마다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빠르게 자란 한국 수학이 세계 무대에서 번듯한 지위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중견·원로 수학자들은 당시 대회 유치를 “뜻밖에 찾아온 감격”으로 회상하곤 한다.


서울 대회 유치위원장이었고 지금은 대회 조직위원장인 박형주 포스텍 교수는 5년 전의 감격과 쉽잖은 준비 과정의 한복판에 있었다. 그는 “서울 대회가 신흥국 수학자들과 함께 하는 나눔의 자리, 일반인과 함께 수학 문화를 향유하는 대회로 세계 수학 역사에 기억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 있는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1897년 스위스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래, 지구촌 수학을 돌아보고 내다보는 세계수학자대회는 이제 117년 역사를 지나고 있다. 그 스물일곱 번째 대회가 다음달 13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개막식까지 남은 날짜를 헤아리는 공식 누리집의 ‘디-데이’ 알림판에서는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숫자가 날마다 줄고 있다. 수학자 5000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르겠다는 서울 대회를 준비하는 일은 만만찮아 보인다. 요즘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어제(9일) 서울 대회 자원봉사자의 발대식을 치렀습니다. 애초 대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200명을 모집하면서 과연 얼마나 참여할지 걱정이 많았는데, 730명 넘게 응모하는 바람에, 개인별 자원봉사 시간을 줄이고 참여 인원을 336명으로 늘려 뽑았어요. 왜 고교생은 안 뽑냐는 항의도 받았고요. 730여 명을 종일 면접하면서 젊은 열정을 보았고, 우리 수학자들도 많이 배웠습니다.”


박형주 위원장은 “10일 현재 참가 등록을 마친 세계 수학자들이 벌써 4100명을 넘어 5000명 규모의 최대 대회 개최는 이뤄질 것 같다”며 “참가자 국적을 따지면 130여 나라”라고 말했다. 참가 규모가 4000명 안팎이던 역대 대회에 비하면, 말그대로 ‘지구촌 수학’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무르익는다.


그는 이처럼 130여 나라의 수학자들이 참가하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 인류 문명의 지고한 자산인 수학은 선진국 중심으로 발전해왔고, 그러다보니 수학자대회는 수학 선진국들의 자리가 되곤 했다. 한국은 1950년대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뒤늦게 출발해 빠르게 성장한 경우이니, 세계 대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돋보인 것도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수학자대회에 130여 나라 수학자가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의 신흥국 수학자 1000명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도록 지원하고 나선 서울 대회의 ‘나눔(NANUM)’ 프로그램 덕분이었다고 한다.


“늦게 출발한 신흥국 수학자들이 서울 대회에 참가하고 돌아가서 세계 수학자들과 만난 경험을 아이들한테 들려준다면 그게 그 나라에 새로운 작은 씨앗이 될 거라 믿어요.” 그는 “우리 세대도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제사회 지원을 받아 수학자대회에 참석했던 소수 학자들의 얘기를 들으며 상상도 하며 꿈도 꿀 수 있었다”며 “이제 우리가 나눠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북한 수학자들이 서울 대회에 참가할지도 중요한 관심사다. “국제수학연맹(IMU)은 ‘국경 없는 수학’의 정신을 강조하기에, 그동안 북한 참가에 깊은 관심을 두어 왔고, 우리 조직위도 여러 방법과 경로를 통해 북한을 초청하고자 애써 왔습니다. 북한이 아시안게임 응원단까지 보낸다는 소식도 들려오니 서울 대회 참가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서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 대회는 남북 과학·수학 교류의 물꼬를 트는 대회가 될 수 있을까? 박 위원장의 기대도 커 보인다.


수학자대회에서는 ‘노벨수학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들이 발표되고, 수학 분야별 연구의 흐름, 그리고 지금 던져진 수학 난제들과 앞으로 나아갈 길에 관한 학술 강연·토론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수학자들의 학술행사이지만 그 둘레에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대중 강연·문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박 위원장은 “교사, 학생과 일반인도 수학의 새로운 면모를 경험하고 수학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중 강연·문화 행사의 참가신청은 서울 대회 누리집(http://www.icm2014.org/kr)에서 할 수 있다. 일반인이 학술대회에 등록해 수학교육의 날, 수학사의 날, 수학대중화의 날 학술행사(8월18~20일)에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박 위원장은 “이 프로그램은 대회 역사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과연 일반인의 대회 참여가 어떤 효과를 낼지 주시하고 있다”며 “벌써 과학고 학생 수백 명이 등록했다”고 전했다.


서울 대회는 무엇을 남길까? 무엇보다 그는 한국 수학이 질적 도약에 나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왜 한국에선 필즈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느냐는 물음을 자주 듣습니다. 개인 의견으로는, 유능한 한국 수학자들이 자기 능력보다 훨씬 쉬운 문제만을 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직장, 승진에 필요한 성과를 내야 하기에 결과가 확실한 문제에 매달리는 거죠. 세계 수학의 화두를 붙잡는 그런 문제는 위험이 크니까요. 서울 대회는 젊은 수학자들한테 세계 수학을 경험하며 눈높이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겁니다.” 그는 “그러니 서울 대회는 분명히 질적 도약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글을 줄이고 다듬은 인터뷰 기사를 <한겨레> 18일치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좀 더 자세한 일문일답입니다. ::: 서울 세계수학자대회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서울 대회 누리집(http://www.icm2014.org/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



000Q.jpg 학술 행사라는 게 일반인의 관심사가 될 만한 새로운 상황이 생기는 게 아니라 예정된 일정대로 준비되고 열리는지라, 언론 보도에 자주 등장하거나 일반인의 관심을 계속 받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동안 준비는 잘 이뤄지고 있는지요?

000A.jpg "아, 그렇더라도 자잘하지만 흥미로운 일들은 계속 있어요. 그중에 하나가... 9일에 자원봉사자 336명이 발대식을 했습니다. 원래 200여 명 목표로 대학생, 대학원생 자원봉사자를 모아서 이것저것 행사 진행도 돕고 외국에서 오는 학자들도 지원하도록 하는 것을 생각했는데, 그래도 200명이 다 못 차면 어떡하나 생각하며 걱정했지요. 그런데 지원자가 무려 730명이 넘었어요. 어떤 고교생 어머니는 왜 고등학생은 자원봉사자로 안 받아주느냐며 항의 전화를 하시기도 했는데, 국제 행사라 아무래도 실수도 없어야 하겠고, 또 좀 더 책임감 있게 자원봉사를 해주었으면 해서 대학생 이상으로 제한했지요. 걱정도 있었지만 지원자가 730여 명이나 됐어요.

   이렇게 되고 보니, 200명만 뽑고 나머지 많은 사람들을 떨어뜨리려니 너무 미안한 상황이 됐습니다. 결국은 고민 끝에 차라리 한 사람이 여섯 시간 자원봉사 할 것을 네 시간 하는 것으로 줄이고 자원봉사 할 사람을 늘리자, 이렇게 계획을 바꾸었지요. 그렇게 해서 330여 명을 뽑았습니다. 9일에 여기 과학기술회관에서 발대식도 하고 교육도 하고 강의도 했습니다. [조직위원회로서는] 일손을 더는 것이지만, 자원봉사 하는 이들한테는 좋은 교육적 경험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에 730여 명을 모두 다 면접했습니다. 소개서만으로 뽑지 않고, 수도권 사는 학생들은 코엑스에서, 수도권 바깥에 사는 학생들은 카이스트에서 조직위원회 사람들이 전원 면담했어요. 학생들한테 왜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지 얘기를,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걸려 듣고서 330여 명을 뽑았는데, 우리 수학자들도 배우는 기회가 됐지요."


서울 대회에서 눈에 띄는 주요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는지요. 개발도상국의 수학, 신흥국의 수학이 이번 대회에서 특히 주요한 관심사이지요?
"8월 13일이 개막식이 있는 날이고, 21일까지 총 9일 열립니다. 중간에 하루 쉬는 날이 있고요. 개막식이 열리기 전인 11, 12일에는 공항에 아예 데스크를 만들어서 사전등록 한 사람들은 거기에서 '등록 패키지'를 받아가도록 했습니다. 서울시와 협의해 등록자 전원에는 1만원권 교통카드를 주기로 했고요. 공항에서 바로 공항철도 타고 서울에 와서 돌아다닐 수도 있겠지요.

   개막식 전날의 포인트는 12일에 열리는 '미나오'라고 MENAO, 즉 "신흥국가의 수학, 성취와 기회"라는 행사입니다. 이런 성격의 행사는 서울 수학자대회에서 처음 열리는 겁니다. 신흥국가라는 게 개발도상국을 가치중립적으로 부르는 말인데, 아시겠지만 [개도국 수학자 1000명의 대회 참가 초청 프로그램인] '나눔 프로그램'이 사실 국제 수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또 [신흥국 수학 지원 활동에 관해]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지요. 그래서 국제수학연맹(IMU)에서 이런 행사를 열게 되었습니다. 유엔이나 유네스코나 여러 국제 기구에는 원조 프로그램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개도국의 과학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좋다는 건 국제 원조 활동의 기본이지요. 당장 제품을 주는 것보다 그나라에서 과학과 기술의 토대를 마련해주는 게 좋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결국에 초중고에서 수학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하고, 그래서 국제기구들에는 신흥국 수학 교육 지원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국제수학연맹이 그런 수학 교육 지원 활동을 체계적으로 한데 모아서 서로 활동 경험을 얘기하고 연계하고 조정하자는 회의를 여는 겁니다. 신흥국가에 대해 과학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주는, 초중고 수학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겁니다. 국제수학연맹 주관이고요, 하루 행사입니다. 

   이런 새로운 성격의 국제 모임이 열리는 건 서울 대회의 나눔 프로그램이 끼친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제기구 활동가도 오고 수학자, 수학교육자도 오고, 그래서 어떻게 수학 교육을 지원할 것인가 하는 얘기도 이뤄지고. 이날의 주된 발표는 “코리아 스토리(Korea Story)”입니다. 60분 발표인데, 국제 기구에서도 많이 활동하신 정근모 전 장관이 발표하십니다. 한국은 1950년대 한국전쟁을 겪고 폐허에서 놀라운 경제 재건과 발전을 이뤘는데, 흔히 그 원인을 분석할 때 '집안이 가난해도 아이 교육만은 제대로 시키려는 교육열'이 그런 발전에 기여했다고 합니다. 그런 한국 교육에서 수학 교육이 중요했음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수학 교육을 토대로 과학기술자들이 배출되고 한국 경제 건설의 토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시 활동했던 원로도 인터뷰 하고, 갖가지 수치 자료들도 모으고."


000Q.jpg 이번 서울 대회는 어떤 수학자대회로 기억되기를 바라고 계신지요?
000A.jpg "세계수학자대회는 1897년에 첫 대회가 열렸는데, 그래서 세계수학자대회, 즉 ICM은 근대 올림픽의 역사와 거의 같다고 얘기합니다. 근대 올림픽의 첫 대회가 1896년에 열렸으니 거의 역사가 같습니다. 수학자대회는 3년 뒤에 제2회 대회가 열리고 그 뒤로 [세계대전 시기를 빼고는] 4년마다 열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세계수학자대회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잘 감을 못 잡는데 '근대올림픽과 역사가 거의 같다'고 하면 '그렇게 오래 됐냐'고 말씀하십니다. 그 긴 역사 중에서 어떤 대회는 지금도 얘기되는 기록와 역사성도 있었고, 어떤 대회는 별다른 차별성도 없었고 그렇지요.

   그러면 이번 서울 대회, 우리는 무엇으로 기억되길 원하나? 그게 우리의 차별성이고 색깔이겠지요. 물론 나중에 기억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출발해야 하니까요. 우리는 두 가지 성격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선진국 중심이던 수학의 무게중심이 신흥국 쪽으로 조금 옮아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눔 프로그램은 신흥국 수학자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했습니다. [다른 대회 때에는 참석하기 힘들었던 개도국 수학자들이 서울 대회에 참석해서] 실제 세계 수학계의 흐름을 보게 하는 겁니다. 사실 수학자대회에 참석했다고 해서 그 나라의 수학이 성장하겠습니까? 그건 아닐테지만 대회 참여의 경험은 흥분의 기억이 될 겁니다. 수학자들은 각국으로 돌아가서 학생들한테 누굴 만나고 한 그런 경험을 전달할 것이고 그 아이들한테 새로운 수학 발전의 씨앗을 뿌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도 그랬습니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국제수학연명의 지원 받아서 한 명 정도가 세계수학자대회에 참가하고 돌아와 우리 학생들한테 해주는 많은 얘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런 게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 정도의 효과만 있어도 나눔 프로그램은 성공적이라고 생각해요. 신흥국 쪽으로 무게중심이 조금 옮아온 그런 대회로 서울 대회가 기억되길 바라는 겁니다. 신흥국 수학자 1000명을 초청하는 프로그램, 그런 일이 시작된 곳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있지요.

   두 번째로 수학대중화, 또는 수학이 대중문화의 하나가 되는 계기, 그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근래 수학자대회 중에서 1998년 베를린 ICM이 수학대중화 프로그램에서 성공한 대회로 기억되고 있지요. 당시 대회에서는 일반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학술대회 전후로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수학 주제의 영화축제가 열렸지요. 부산영화제처럼 수학을 다룬 독립영화들이 출품해 상도 주고 하는 그런 영화축제가 열렸고 갖가지 수학적인 조형물 전시도 많았습니다. 서울 대회에서는 베를린 대회 때보다 더 해보자는 겁니다.

   먼저 EBS가 몇 년 전에 방영한 5부작 <문명과 수학> 다큐멘터리를 50분짜리 1부작으로 축약본을 만들어("수학, 무한상상으로 가는 문"), 몇 달 전부터 전국 순회하며 상영도 하고 강연회도 열고 있습니다. 반응이 좋습니다. 또 프랑스대사관과 협력해 프랑스의 수학 영화를 상영합니다. '나는 왜 수학을 증오하게 되었는가?'라는 반어법적인 제목의 영화인데, 필즈상 수학자들도 출연합니다. 하루 상영하는데, 필즈상 수상자인 세드리크 빌리나 교수가 직접 참석해서 영화도 소개하고 청중과 토론도 합니다. 유렵연구재단 총재도 직접 참석합니다. 또 다른 것으로 '바둑과 수학' 주제의 행사도 마련했습니다. 강연을 하고, 외국인 수학자를 위해 영어 통역도 제공합니다. 이창호 서봉수 유창혁 9단 세 분이 와서 몇십 명과 동시 대국하는 '다면기'도 펼치지요."


대중 강연으로는 제임스 사이먼스의 강연이 강조되는데.

"[수학자 출신으로 헤지펀드 회사인 르네상스테크놀로지의 설립자이자 사이먼스재단 위원장으로 살아온] 제임스 사이먼스(James Simons)는 자비로 와서 강연합니다. 자신의 비행기를 타고 오며 숙소도 자기비용으로 계산하고 강연하지요. 사실 그런 큰 부자한테 강연료를 드린다는 것도 우스워서 안 주겠다고 했더니 그쪽에서도 선뜻 수락했습니다. 사이먼스는 저명한 수학자이지요. 1974년 캐나다 뱅쿠버 수학자대회 때에는 수학자로서 초청강연도 했던 저명한 수학자이고, 이분은 철저히 수학적 방식으로 투자하는 정량 투자의 알고리즘을 일찍이 개발한 분입니다. 수학 강연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에서 수학이 했던 역할에 관한 자기 인생 얘기를 하겠다고 합니다."


000Q.jpg 일반인이 학술대회 프로그램을 맞볼 기회도 있을까요?

000A.jpg "전체 학술대회 행사를 공개하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학술대회 강연 중에는 수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일반인도 충분히 들을 만한 강연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고민하다가, 이런 프로그램은 세계수학자대회 사상 처음 시도하는 건데, 학술대회의 후반부 등록을 일반인한테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수학자들도 수학자대회 [9일 중에서] 전반부에 주로 참석합니다. 개막식에는 물론 거의 대부분, 95퍼센트 이상이 참석합니다. 필즈상도 발표하니 수학자대회 현장 분위기도 보고자 하고 현대 수학의 흐름도 보고자 하거든요. 어떤 흐름이 중요해지는구나, 새로운 수학자 스타도 보고 싶어 하고 그래서 개막식에 거의 모두 참석하고 전반부에 주로 참석합니다. 자연히 후반부에는 수학자들의 수가 줄어들지요.

   우리 조직위원회는 오히려 이걸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후반부 사흘 동안만, 낮은 등록비(사전등록 10만원)로 학술대회에 정식 등록해 참여할 수 있게 개방하는 거지요. 그래서 일반인이 들을 만한 강연도 이 후반부에 몰아두었습니다. 이처럼 학술대회에 일반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이번에 처음 하는 겁니다. 국제수학연맹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는데, 연맹에서도 다들 한번 해보라며 주의깊게 보고 있지요.

   후반부 프로그램의 3일간은 주제로 수학교육의 날, 수학사의 날, 수학대중화의 날로 잡고서, 이와 관련한 강연과 토론 프로그램을 모았습니다. 직업 수학자가 아니어도 수학 교사나 학생, 학부모, 수학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이 와서 들을 수 있습니다."


학술대회 후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일반인의 등록자 규모는 정해져 있는 건가요?

"수학자들의 수가 줄어든 만큼 등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해보는 프로그램이라 사실 몇 명이 참여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지만요. 그렇지만 벌써 이미 과학고 몇백 명이 등록했습니다. 참여 규모는 예상하기 힘들고요. 현재 고민은 일반인 참여자를 위한 통역 서비스를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겁니다. 저녁에 마련되는 대중 강연은 통역이 가능한데 여러 곳에서 열리는 토론 프로그램에는 통역 서비스가 어려울 듯하고. 현재 고민 중입니다."


수학자대회는 필즈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시상하는 대회로도 유명하지요.

"수학자대회에서는 총 8명의 수상자가 나옵니다. 개막식에서는 7명이 발표돼 대통령이 시상하고 나머지 1명은 폐막식에서 발표돼 국제수학연맹 회장이 시상합니다. 개막식에서 수상하는 7명은, 필즈상(Fields Medals)이 4명(규정으론 2~4명인데, 요즘엔 4명), 그리고 응용수학 분야의 가우스상)Carl Friedrich Gauss Prize) 1명, 기하학 분야의 천상(Chern Medal Award) 1명, 수리정보 분야의 네반리나상(Rolf Nevanlinna Prize) 1명입니다. 폐막식에서는 2010년 대회 때에 새로 생긴 상인 수학대중화상, 즉 릴라바티상(Leelavati Prize) 1명이 수상합니다. 이 상은 2010년 인도대회 때 처음 주었는데 올해부터 상시화했지요. 수상자가 '수학대중화의 날' 저녁에 수학대중화 강연을 합니다. 이른바 '수학대중화의 귀재'가 하는 강연이니 일반인도 들을 만한 무척 재밌는 강연이 될 겁니다."


서울 대회의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최근에 서울 대회의 예산이 충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는데, 조금 오해를 한 게 아닌가 합니다. 서울 대회가 국비 지원으로만 하는 게 아니고요, 국비 지원에다 수학자 기부금, 민간 후원금을 다 합해 예산을 마련해 치러집니다. 현재 예산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아마도 그런 보도는 정부 지원금만 보고서 예산이 부족하다고 오해해서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수학계 나름대로 책임있고 노력 해서 현재 예산 문제는 균형을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수학자대회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예상했는데, 현재 참가 등록 상황은 어떻습니까?

"등록자는 9일 현재 4017명으로. 4000명 넘었섰습니다. 목표인 5000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수학자대회는 대체로 42000명 안팎이었으니 이 정도 규모는 역대 최대로 기록될 겁니다."


참가하는 수학자들의 국적과 인종도 매우 다양하겠군요.
"현재 등록한 사람들만 봐도 130개 국이나 됩니다. 국내에서 열리는 학회 중에서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학자들이 참석하는 대회가 있었는지 모르겠군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서울 대회 직전에는 이른바 '위성 학술대회'도 여러 곳에서 열리지요?

"총 51개 학회가 열리는데. 국내에서 35개 학회가 열리고, 주변국인 중국 일본 대만에서 16개 학회가 열립니다. 대부분 서울 대회 직전에 열려, 위성 학회가 끝난 뒤에 서울 대회에 모여 참석하게 되지요."
  

000Q.jpg 이번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한국인 강연자는 모두 여섯 분으로, 기조강연 1분, 초청강연 5분이지요?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라 어느 정도 혜택이 주어지는 건가요?

000A.jpg "강연자를 선정하는 건 조직위원회가 아닙니다. 국제수학연맹이 따로 비밀 성격의 위원회를 만들어 결정하기 때문에 우리 조직위원회도 사실 모릅니다. 위원장만 공개되고 나머지 10명 위원은 대회 개막식 때에나 발표되지요. 로비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 이렇게 비공개로 비빌리에 강연자를 선정합니다. 특이한 전통입니다.

   2000년 스페인 대회 때에는 3명, 2010년 인도 대회 때에는 2명의 한국인 수학자가 강연했는데, 이번에는 초청강연자만 5명이고 사상 처음으로 기조강연자가 1명이 나왔으니 이번 대회에서 한국인 강연자가 많아졌습니다만 그건 우리 서울 대회 조직위원회가 결정한 게 아니고 국제연맹 위원회가 추천을 받아 결정한 것이지요. 아마도 개최국인 한국의 수학 업적을 이전보다 더 주의깊게 보는 계기가 되어 이전에 비해 많은 연설자가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눔 2014'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신흥국 수학자들의 반응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좀 들려주신다면.
"글쎄요... 미안마의 수학자 한 분이 기억납니다. 그 분은 [프로그램 참가신청 기간의] 데드라인을 한참 지나서 이메일을 보내왔지요. 미안마 수학자인데 미안마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너무 어려워 나눔 프로그램을 이제서야 알게 됐다고, 어느 학회에 참석한 한국 수학자한테 우연히 들어 알게 됐다면서 이미 참가신청 기간은 지났다고 하는데 자기나라처럼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나라가 있다는 걸 이해해서 지금이라도 기회 줄 수 있느냐 하는 메일이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조직위원회 내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참가자 선정 작업이 끝나가는 중이었는데, 이미 3600여 명이 응모했고 그 분들 하나하나에 각자의 스토리가 있을텐데...어차피 많은 분들이 떨어져야 하는데... 공지된 규정을 어길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고민이 많았지요. 이로 인해 상처받을 수 있는 다른 분도 생길 수 있고... 최종적으로는 이 사람의 지원도 받자는 걸로 결정됐습니다. 객관적으로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경우이고 이런 경우에 처한 수학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상황을 우리 조직위원회가 염두에 두고 편지로 공지를 하거나 다른 노력을 기울였어야 하는데 그런 일을 하지 않은 책임이 우리한테도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이 분은 정식 선정 과정을 거쳐 초청되었지요.

   떨어진 사람들 중에서 읍소형, 협박형 메일도 왔고요. 심사위원 명단을 밝히라는 분도 있었고 어느 부부 수학자는 남편만 선정되고 아내는 선정되지 않았는데, 우리 부부가 함께 가야 한다는 간곡한 부탁도 있었고, 정말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습니다. 안타깝고 절박한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기에 그런 부탁을 다 들어줄 수는 없었습니다."


개도국의 수학자들한테 한국은 어떤 이미지로 비쳤을까요?

"어떻게 이런 좋은 일을 생각해냈느냐 하며 많이들 신기해하고 한국에 존경심을 전하는 분도 계셨고요. 어느 분들은 너희 나라 정부는 부자냐 하는 이런 얘기를 하시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나눔 프로그램 지원금의 절반 이상은 민간 후원금으로 하는 거니까(수학계의 개인기부금만 해도 6억 원이 넘습니다), 정부 지원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지요."


000Q.jpg 이번 서울 대회를 끝난 뒤에 한국 수학의 지위는 국내외에서 어떻게 달라질까요? 우리 사회 내에서 수학을 바라보는 눈이나, 국제 수학계에서 한국 수학의 지위나 어떻게 달다질 것으로 기대하시는지.

000A.jpg "두 가지 다 유념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국제 수학계 내의 한국 위상과 관련해서 본다면, 그동안 '왜 한국에서는 필즈상이 안 나오느냐'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여러 견해 있을 텐데 저의 개인 견해로는, 한국에도 우수한 수학자, 능력 있는 수학자들은 있는데 정말 문제는 이들이 잡고 있는 연구 주제가 필즈상을 받을 만한 연구 주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자기 능력보다 쉬운 문제를 잡고 있다고 생각해요. 무슨 말이냐 하면, 승진, 취업, 논문을 위해서는 어떤 성과가 나올 게 확실한 주제를 잡습니다. 저는 이게 문제의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수학의 위상이 진짜로 높아지고 필즈상도 나오려면, 한국 수학이 국제 수학계 화두, 세계 수학계 주류의 문제를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문제는 너무나 위험이 크거든요.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고,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루는 주제이다 보니 다른 사람이 먼저 해결할 수도 있고, 그래서 이런 문제를 피해 다닙니다. 물론 수학이 아닌 다른 분야들에서도 비일비재한 일이겠지만요.

   기대하는 바는, 이런 큰 대회를 겪으면서 적어도 젊은 수학자들이 국제 수학계에서 무엇이 화두인지 볼 것이고, 국제적인 경험을 쌓고 여러 위성 학회들에서 수학 대가들과 교류하고 서로 문제를 듣고 얘기를 나누고 그러고나서 그런 인연이 계속될 수도 있고, 그러면서 적어도 그 사람이 다루는 문제가 달라지고, 문제의 눈높이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능력에 맞춰 눈높이가 달라지는 계기는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전체 한국 수학에 필요한 건 그거거든요. 젊은 수학자의 눈높이가 높아져 세계 수학계 주류 문제를 해야 거기에서 필즈상도 나오고 그럴 겁니다. 세계수학자대회, ICM은 완벽하게 그런 기회를 우리한테 제공할 겁니다.

   두 번째로 한국 사회 내에서 수학의 지위와 역할을 생각하면, 지금 수학은 국가 연구개발(R&D)에서 비중이 너무나 작거든요. 미국이나 이런 나라와 비교하면 너무도 작습니니다. 국내에서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도 작지요. 현재로 보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회를 거치면서 국제 수학계에 두각을 나타낼 만한 수학자들이 더 많이 출현하고 그러면서 [그런 수학의 성장이] 우리 사회에 보여질 것이고, 그것은 국제 수학계 내의 위상 강화뿐 아니라 한국 사회 내에서도 수학의 위상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서울 대회를 치르면서 기업 후원금도 받고 서로 협력하며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 후원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생긴 인연이 이후에 기업과 수학의 인연과 연계를 이어가면서 수학이 산업에 실제적인 영향을 주는 연구도 한다는지 하면서 상호 영향을 줄 것입니다.

   산업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학자들이 직접 답을 제공하는 그런  상호연계의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산업 응용을 위해서 수학을 하는 건 물론 아니지만 상호 영향을 주면서 균형 있는 발전을 해나갈 것입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외국에 비해서 '산업수학'의 비중이 너무 작습니다. 나라마다 '수학회'와 '응용수학회'가 따로 있는데 두 학회는 대체로 균형을 이룹니다. 그런데 대한수학회(KMS)에 비해 산업응용수학회(KSIAM)는 너무 작은 규모입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산업 응용 수학자가 매우 적다는 것이죠. 수학 선진국에선 두 학회의 규모가 비등할 정도로 균형을 이룹니다.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산업 연계도 늘어나면서 이런 불균형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런데 사실 갈 길은 멀지요. 실제로 그럴려면 성공 사례가 나와야 합니다. 항공기를 설계하는 데 생긴 큰 문제의 풀이 방법을 수학자들이 제시하거나 하면 기업들이 돈을 들여서 수학 연구비를 주고 할 텐데 그런 게 아직은... 미국에는 미네소타 IMA(수학 및 응용 연구소)가 있는데, 이 연구소는 수학과 산업 연계를 이룬 성공 모델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항공기회사인 보잉, 정유회사인 엑손모빌, 그리고 아이비엠,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과 연계해 각종 문제를 해결해준 경험을 축적하고 있지요. 한국에는 아직 그런 성공 사례가 없지만, 기업의 난관을 수학적 해결로 돌파한 성공 사례들은 이곳에 많이 있습니다. 마침 10월에 국내 수리과학연구소와 IMA의 합동워크숍이 국내에서 열려요. 수학자가 아니라 기업 엔지니어들이 참석해서 난관을 수학으로 돌파한 성공 사례를 얘기할 계획이어서, 국내 기업도 많이 와서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000Q.jpg 북한 수학자도 대회에 참석하나요? 북한 수학자 초청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오셨는데.

000A.jpg "국제수학연맹(IMU)은 ‘국경 없는 수학’이라는 신념이 강한 기구입니다. 그래서 예컨대 특정 국가의 수학자한테 입국 비자를 내주지 않는 문제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이런 국제수학자연맹의 정신에 입각해 서울 대회 조직위원회도 경제제재국으로서 국내 입국에 어려움을 겪은 이란 수학자들의 입국을 돕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요. 다행히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문제를 많이 해결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수학 강국인 이란에서는 이번에 80여 명으로 많은 수학자들이 옵니다.

   국제수학연명은 또한 북한 수학자가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해왔습니다. 우리도 또한 여러 통로와 방법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요. 연락은 여러 번 했는데, 그게 쉽지는 않군요. 수학자들만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서. 통일부의 북한 접촉 승인을 받아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서 여러 방법을 찾아 기대를 갖고서 노력 중입니다."


대회 개최 전날이라도 결정되면 바로 올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맞이할 준비는 필요하니까 현재 시간은 빠듯한 편입니다. 남북의 과학과 수학 교류를 위해서도 북한 수학자 초청을 성사시키고 싶습니다. 포기하지 않고서 여러 방법을 찾아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치 성공 당시(2009년)에는 언론의 조명 받고 했는데, 지금은 서울 수학자대회가 국내 언론 매체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전문 수학자들의 행사이니까, 학자들이 일정한 참여 규모를 이루면 학술 대회는 잘 진행될 터이지만 일반인의 관심은 적은 듯해서.

"서울 대회는 단지 수학자들의 행사일 뿐이 아니라 청소년과 일반인도 이를 통해 수학의 새로운 모습과 문화를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을 위한 잔치도 마련했는데 참석자가 적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됩니다. 최근에 [이번 대회 생사를 알리려고] 이것저것 노력은 하고 있는데, 홍보 활동을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일반인 참여 프로그램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나요?

"국문 홈페이지에 많은 정보가 정리돼 있어요. 국문 홈페이지는 대부분 내용이 일반인을 위해 만든 것입니다."다.


세계수학자대회의 서울 유치가 성사된 게 2009년이었지요?

"국제수학연맹(IMU)의 11인 집행위원회에서 먼저 단일 개최도시 후보를 정하고, 나중에 그걸 두고서 전체 총회를 열어 회원국들이 최종 결정해 인준을 하지요. 하지만 집행위의 결정이 번복된 적은 없었기에 그 결정을 거의 최종 결정과 동일시합니다. 그래도 공식적으로는 세계수학자대회 직전, 그 이틀 전에 열리는 국제수학연맹 총회에서 결정하지요. 서울 대회의 경우도 국제수학연맹 집행위원회가 2009년 4월에 단일 후보도시로 결정했고, 그러고 나서 2010년 8월 인도 대회 직전의 총회에서 최종 인준됐습니다. 이번에도 국제수학연맹 총회는 서울 대회 개막식(8월13일) 전인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경주에서 열립니다."


000Q.jpg 수학자대회의 서울 유치가 성사 됐을 때의 감격이 있었고, 5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실제 대회를 준비하는 때입니다. 소감을 한 말씀 해주시면.

000A.jpg "글쎄요...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서... 사실 조금 지치는 건 사실이고요, 그렇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도 많이 생겨 여전히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예상하지 못했던 온갖 문제들이 있었고 지금도 그렇지요. 예컨대 코엑스의 지하 식당가가 지난해부터 리모델링을 하고 있어 식당들이 많이 문을 닫았습니다. 그래서 행사 기간에 참석자들의 식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문제도 생겨나 코엑스와 대책을 협의 중입니다. 예상하기 힘든 일들이지요. 그리고 비자 문제도 있었고요. 심지어 송금이 안 되는 국가도 있었고, 이처럼 대처해야 하는 문제는 굉장히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에선 이전보다 초청강연자가 적다고 속상해 해서 우리가 곤란한 적도 있었고... 하나하나 성격이 다른 문제들에 하나하나 대응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홍보는 더 필요한데, 아직 인지도가 낮아 걱정입니다. 특히 7.30 국회의원 재보선이 있고 또 개막식 다음날 8월14일에는 교황 방문도 있지요. 원래 개막식과 교황 방문일이 겹친다는 얘기도 있었는 교황 방문일이 개막식(8월13일) 다음날이어서 다행입니다."


이번 서울 대회의 의미를 다시 간략히 정리해주시면.

"세 가지 의미입니다. 첫째, 젊은 수학자가 영감을 받아 한국 수학이 질적 도약을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 번 세계수학자대회 때까지 한국 수학이 세계 10위 권에 들어가길 기대합니다. 그동안 한국, 폴란드, 이란 등이 11-12위 권에 있었는데, 사실 11위와 10위는 질적 차이가 있는 순위이죠. 물론 이런 순위는 공식 발표되는 것도 아니고 양적 수치만으로 수학의 질을 평가하는 게 충분한 것도 아니지만, 국가 수준에서 비교할 때에는 어느 정도 통용될 수 있는 것인데 논문 수나 국제회의 경험 등을 정량적 통계로 계산해 비교하는 겁니다. 그런 양적 수치로 비교할 때 현재 세계 수학계에서 11위에서 10위로 가는 것은 질적으로 다른 큰 차이입니다. 질적 도약이 필요한데 세계수학자대회가 그런 계기가 될 겁니다. 그러면서 수학의 사회적 가치, 산업적 가치도 상승할 테고요.

  둘째 서울대회는 선진국 중심의 수학이 신흥국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아가는 계기가 될 겁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무게중심은 수학 활동이나 학문 수준이라기보다는 지원, 배려 등을 통해서 더 많은 신흥국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인재가 생겨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세째 수학이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겁니다. 수학자만이 아니라 사회가 향유할 수 있는 수학 관련 콘텐츠도 많아질 것이고 그걸 통해서 수학 거부감도 줄어들고 진입벽도 낮아질 겁니다. 그러면서 학교 교육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지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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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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