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5.1규모 지진 일으킨 힘은?

“지각 스트레스 서해분지서 분출”..“활성단층서 분출”

최근 서해 지진의 원인규명 위한 지질구조 연구 필요


00earthquake2.jpg » 지진등진도 분포. 그림설명: Ⅳ. 낮에는 실내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으나, 실외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음. 밤에는 일부 사람들이 잠을 깸. 그릇, 창문, 문 등이 흔들리고, 벽이 갈라지는 소리가 남. /Ⅲ. 실내에서 현저하게 느끼며, 특히 건물 윗층의 사람들은 현저히 느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지진이라고 인식하지 못함. 정지하고 있는 차는 약간 흔들림. 트럭이 지나가는 것과 같은 진동이 있음. / Ⅱ. 소수의 사람들, 특히 건물의 윗층 소수의 사람들만 느낌. 매달린 물체가 약하게 흔들림. / Ⅰ. 특별히 좋은 상태에서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전혀 느낄 수 없음. 자료/ 기상청 보도자료


모 5.1의 강한 지진이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1978년 계기지진 관측 이래 네 번째로 큰 규모의 지진이다. 기상청의 발표를 보면, 4월1일 새벽 4시 48분 35초에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킬로미터 해역에서 규모 5.1(M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진원)은 북위 36.95도, 동경 124.50도 지점이다. 여진도 관측돼, 기상청은 같은 지점에서 이날 9시 25분 12초에 규모 2.3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이어 발표했다.


00earthquake1.jpg 기상청은 이날 아침 낸 보도자료에서 “이번 지진으로 충남 태안반도 지역에서는 창문이 흔들렸고(진도Ⅲ 정도),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도 창문과 침대가 흔들리는 정도의 지진을 느꼈으며, 특히 동대문구에서는 아파트가 흔들리고, 서울 성북구에서는 단독주택이 흔들리는 지진동을 느꼈다(진도 Ⅰ~Ⅱ 정도)”고 전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은 1978년부터 기상청의 계기지진 관측 이래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의 지진이며, 2004년 5월29일 경북 울진 동쪽 약 8킬로미터 해역에서 발생된 규모 5.2 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라고 덧붙였다. 1978년 이래 큰 지진은 △1980년 1월8일 평북 서부 의주-삭주-귀성 지역에서 일어난 규모 5.3이며, △2004년 경북 울진 동쪽 80킬로미터 해역의 규모 5.2, △1978년 충북 속리산 부근 지역의 규모 5.2 순으로 관측됐다.


번 지진을 일으킨 지층운동은 무엇이었을까?

서해의 지질에 관한 기존 연구가 충분하지 않고, 아직은 관측된 지진파에 대한 분석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이번 지진과 관련한 지질학적 설명을 얻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제에서 서해 지진의 지질학적 배경에 대한 물음에 대해 일부 연구자들은 조심스럽게 현재 단계의 해석을 제시했다.


이윤수 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국토지질연구본부)은 서해에 있는 분지인 군산분지의 가장자리에서 쌓여 있던 지각 스트레스가 터져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백악기의 한반도와 주변 지각운동을 연구한 그는 “히말라야 조산운동이 동쪽으로 뻗는 힘과 필리핀-태평양판이 이에 버티는 힘의 사이에 낀 한반도에는, 지각 스트레스가 쌓이다가 터져나와 지진이 발생하곤 하는데, 이번 지진은 백악기 때 생성된 탄루단층대 부근에 있는 약한 곳인 군산분지 경계부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질연구원 지진연구센터의 전명순 책임연구원은 이와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 책임연구원은 “최근 서해 쪽의 지진들은 추가령 열곡대라는 활성단층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파악되며 이번 지진도 수평 방향으로 전달돼 쌓이던 지각 스트레스가 이 활성단층 어딘가에서 분출돼 일어난 것으로 현재로선 이해한다”며 좀 더 정확한 설명은 지진 분석 연구가 이뤄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은 없고, (이날 오전 현재) 지진으로 인한 피해 상황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의 원인과 관련한 분석 연구는 지질연구원과 기상청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보도자료에서 “지진 관측을 강화하기 위하여 올해에 서해 5개소(연평도, 외연도, 어청도, 선유도, 안마도)를 비롯해 섬 지역에 지진관측소 10개소를 신설 추진 중이며, 서해 지진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서해지체 구조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잠깐 인터뷰1/ 이윤수 책임연구원(국토지질연구본부)


 “최근 서해에서 발생한 지진의 발생 지점들은 백악기 분지 경계부와 일치한다. 이번 지진도 (진원) 위치를 보니 군산분지 경계부이다. 서해분지가 형성된 기원을 지구동력학적으로 설명하면, 우리나라-중국-서남일본이 속한 ‘중한지괴’가 북상하다가, 마침내 1억3000만 년 전, 남하하던 시베리아지괴와 부딛혔다. 이때 한반도는 지금보다 400km 더 북쪽까지 올라가 있었다.

 이 충돌로 중한지괴는 지속된 시베리아지괴의 남하운동에 밀려나, 한반도는 당시 위치보다 400킬로미터 남쪽으로 밀려나, 1억 년 전 경에 현재 위치에 자리잡았다. 그 과정에서 중한지괴에 이미 존재하던 탄루단층계(중한지괴 형성 때 만들어진 단층)의 서쪽이 수백 킬로미터나 남쪽으로 밀려 내려오게 된다. 이 때 탄루단층계 주변에 인장(늘어남)이 생기면서 일련의 함몰 분지들(송랴오분지, 황해분지(군산분지+흑산분지) 등)이 생겨났다. 함몰지역 중 하나가 군산분지이다.

00earthquake3.jpg » 1억2000만 년 전 백악기 초기 한반도 주변의 지질구조 추정도. 출처/ Lee et al., Gondwana Research (2011), 최근 서해 지진 정보 추가

 오늘날 인도-호주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형성된 강력한 횡압력으로 인해, 한반도를 동쪽으로 밀어내는 힘(작용)과 그 힘에 태평양판-필리핀판이 버티는 반작용의 힘(서쪽으로 작용) 사이에 끼여 있다. 이 때문에 한반도는 광역적인 동서압축력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그런데 그런 압축력이 축적되다가 한계에 달하면 더 버티지 못하고 ‘덜커덩’하는 (지각운동의) 일이 발생한다. 그런 일은 약한 상처 부위에서 일어나게 마련이라, 서해에 존재하는 연약 지대인 백악기 분지 경계부에서 덜커덩 하고 지진이 일어나는 것으로 본다.

 2013년 백령도 남쪽에서 여러 차례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는데 그것도 마찬가지다. 북한에 서한만분지가 있는데 평안남도, 황해도 해안 따라 백령도로 이어지는 곳이다. 백령도 부근 지진이 발생한 지점과 이 분지 경계부와 정확히 일치한다.” 


■ 잠깐 인터뷰2/ 전명순 책임연구원(지진연구센터)


 “서해 바다에 대한 조사 활동이 그동안 많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런데 1990년대 초에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후보지로서 굴업도에 관심이 쏠리면서 당시에 이 부근의 지질에 대해 집중 조사가 이뤄졌다. 당시 이곳에 활성단층(추가령 열곡대)이 발견돼, 굴업도 처분장 사업이 무산된 적이 있다. 크게 보면 최근에 서해 지역에서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 여기에 있는 이 추가령 열곡대 부분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본다면 서해 지역에서 지진 발생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아직 정확하게 규명된 것은 없다.

 우리나라는 판 경계부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진파의 초동파에서 잡히는 것들은 대개 수평 방향의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신호들이다. 서해에서 일어나는 지진에서는 대체로 이런 지진파의 신호가 잡힌다. 수평 방향으로 전달되는 스트레스가 축적되다가 가장 움직이기 좋은 조건을 갖춘 곳에서 스트레스 분출이 일어날 때 지진이 되는 것이다. 단층은 그런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다.

 [이번 지진은 추가령 단층대와는 꽤 떨어져 먼 앞바다에서 일어났는데?] 서해 지역은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해 추가령 열곡대가 바다쪽으로도 이어져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지진학계에서는 서해 지진들이 동아시아 구조 운동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좀 더 정확한 것들이 얘기될 수 있을 것이다.”


오철우기자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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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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