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이화학연구소, STAP논문 의혹 조사 중간발표
"의문점 여섯 가지 중 둘은 연구부정 아님 판단, 넷은 계속 조사중”
오보카타 등 저자 3명 “논란 사과…논문철회 가능성도 검토하겠다”
이른바 ‘스태프(STAP) 세포 논문’에 제기된 연구부정 의혹을 조사해온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조사위원회는 14일 중간보고서를 내어 “여섯 가지 항목의 의문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두 가지 항목에선 연구부정 행위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나머지 네 가지 항목의 의문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발표 내용은 이날 일본 언론들이 ‘이화학연구소 쪽이 문제의 논문을 철회하도록 저자들한테 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해, 스태프 세포 논문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이번 발표가 중간조사 결과이기에 최종결과가 나오기까지 앞으로도 의혹 제기와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이화학연구소가 누리집에 공개한 ‘STAP 논문의 의혹에 관한 중간보고서’를 보면, 이 연구소는 지난 1월30일 <네이처>에 발표한 이 연구소 소속 오보카타 하루코 연구주임 등의 논문 두 편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2월18일부터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내부 조사를 벌여왔다. 조사대상자는 오보카타 연구원 등 공저자 3명이며, 조사 항목은 스태프 세포 제작을 담은 첫 번째 논문에 대한 네 가지 의혹, 스태프 세포의 줄기세포 성질을 담은 두 번째 논문에선 두 가지 의혹 등 모두 여섯 가지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날 발표된 중간보고서는 여섯 가지 의혹 중 두 가지에 대한 조사결과를 담았다. 보고서는 첫번째 논문에 실린 그림1의 f(아래)의 세포 영상이 부자연스럽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제작 과정에서 변조에 해당하는 부정행위는 없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두번째 논문에서 그림1 b의 태반 이미지와 그림2 g의 태반 이미지(아래)가 매우 유사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는 이화학연구소 규정에 따르면 조작의 범주에 들지만 원고 작성 과정에서 삭제되지 않은 채 우연히 남겨진 것이라는 설명에 모순이 없어 보여 의도적 부정행위는 없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화학연구소 조사위원회는 논문 실험방법(Method) 부분의 표절 의혹, 부자연스런 전기영동 이미지의 의혹 등 다른 네 가지 의문점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진행하며 결론이 나올 때마다 신속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두 가지 의문점에 대한 조사위원회의 결론이 적절했는지를 두고서 다른 연구자들의 평가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이번 조사 대상이 된 3명 저자들은 따로 서면 의견을 내어 ‘스태프 논문을 둘러싸고 논란과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다시 설명할 기회를 마련해 성실하게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논문에 이런 미비한 점이 나타난다는 것은 그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저자로서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이번 논문을 철회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소 바깥의 다른 공저자들과 연락하며 검토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미 논문 철회 의견을 밝힌 바 있는 다른 주요 저자 와카야마 데루히코 교수(야마나시대학) 이외에 공저자 그룹에서 '논문 철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어서 이들의 후속 조처가 주목된다.
노요리 료지 이화학연구소 이사장도 이날 문건을 내어 "네이처 논문 출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과오가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라며 "우리는 논문의 철회를 요청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이런 과오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부정이 있었다는 조사위원회 결론이 나온다면 우리는 내부 규정에 따라 엄중한 조처를 취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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