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복원의 "물리상식 마당"

상식처럼 자주 얘기되지만 그 자세한 원리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물리현상들을 윤복원 박사가 그림을 곁들여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는 과학지식을 널리 공유하자는 바람으로 글을 쓴다.

우주여행과 특수상대성이론: 아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

특수상대성이론으로 보는 안드로메다 은하 우주여행


글 윤복원 조지아공대 연구원(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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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과학 하면 떠오르는 소재 하나를 말하라고 하면 아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주여행이라고 말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인간이 직접 가본 가장 먼 우주는 달이고 무인우주선도 태양계 외곽까지만 가본 정도여서, 태양계를 벗어난 아주 먼거리의 우주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무래도 관심과 호기심을 끌게 마련이다. 그런데 가끔 공상과학 영화를 보면 과학적으로 좀 의아해 보이는 듯한 우주여행 설정이 등장하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제한된 우주여행 관련 경험과 정보로 인해 이야기를 만들 때 어느 정도는 상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작가나 독자중 누군가에게  우주여행과 관련된 과학 법칙이나 이론에 일부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인 이야기 줄거리가 설득력이 있고 재미있으면 과학적으로 타당성이 조금 부족한 우주여행 소재를 포함하고 있더라도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주여행이 과학적 타당성이 충분한지 따져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를 줄 수 있고, 이를 통해 과학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유익한 일이 아닐까 한다.



우주여행 이야기 따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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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요즘에는 이야기 속의 비행기 여행 대부분이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찬가지로 우주여행도 대중화하면 공상과학에서 벗어나게 되고 우주여행과 관련된 내용이 상식과 경험의 범주로 들어가, 타당성이 부족한 우주여행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비행기가 20세기 초반에 만들어져 20세기 말이 되기 전에 비행기 여행이 대중화한 것을 보면, 1957년과 1961년에 각각 처음 무인 우주선과 유인 우주선으로 성공한 우주여행도 멀지 않은 미래에 대중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본다.


러나 아직은 우주여행이 대중화하지 않은 지금, 어떤 우주여행 이야기가 충분히 타당성이 있는지, 아니면 타당성이 부족한지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우주여행을 갈 수 있는 가장 먼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해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타고 갈 우주선의 속도와 여행하는 사람의 수명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동안 갔다 올 수는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를 과학적 법칙과 이론의 바탕위에서 고려해보면 어디까지 우주여행이 가능한지 그리고 그러한 우주여행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우주여행 이야기가 더 타당한지를 가려내는 것이다.


이제 어떤 거리의 우주여행이 가능한지 몇 가지 예를 직접 다뤄보면서 살펴보도록 하자. 유인우주선으로는 달까지 간 것이 가장 먼 거리 우주여행이었지만, 1977년에 발사한 무인우주선인 보이저 1호가 36년여 동안 200억 킬로미터 가까이 날아가서 태양계를 지나 성간 공간에 다다랐다는 소식도 있으니, 이보다 더 먼 거리의 우주여행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겠다.


태양계 밖의 가장 가까운 별은 지구에서 대략 40조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고 한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약 1억5천만 킬로미터이니까, 태양보다 27만배 정도 더 먼 거리에 있고, 보이저 1호가 지금까지 여행한 거리의 2000배 이상 더 먼 거리에 있다고 보면 되겠다. 시속 6만 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를 내는 보이저 1호도 약 7만6천 년 정도 날아가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이다.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그 별에 도달하려고 한다면 타고갈 우주선의 속도가 보이저 1호보다 적어도 수천 배는 더 빨라야 하겠다. 이는 시속 수억 킬로미터 정도 또는 초속 수만 킬로미터 정도에 해당되고, 지구와 달까지의 거리를 적어도 10초 정도에 날아갈 수있는 속도가 되겠다.

 

여기에서  잠깐 거리를 표시하는 단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몇십 조 같이 그 값이 너무 커지면 그 크기를 짐작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삼천백오십만 초(31500000 초)라고 하면 어느 정도의 시간인지 짐작하기가 어렵지만, 그 시간이 약 1년이라고 하면 그 시간의 감이 바로 온다. 마찬가지로 태양계 밖의 천체는 킬로미터로 거리를 표시하는 것보다 빛이 1년 동안 날아가는 거리인 광년으로 거리를 표시하는 것이 그 거리를 짐작하는 데 훨씬 좋다. 1광년이 약 9.5조 킬로미터이니까 40조 킬로미터 떨어진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의 거리는 4광년이 조금 넘게 된다. 빛이 4년 조금 넘게 걸려 날아가 도달하는 거리이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고려할 우주선의 속도도 표시 단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우주선보다 적어도 수천 배 빠른 우주선의 속도를 시속 몇 킬로미터라는 식으로 표시하면 그 값이 너무 커져서 크기를 짐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초속 30만 킬로미터 또는 시속 10억 8천만 킬로미터 정도인 빛의 속도 즉 광속을 단위로 속도를 표시하는 것이 더 편리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부터는 우주여행의 거리는 광년을 단위로, 우주선의 속도는 광속을 단위로 표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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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우주여행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4광년 거리를 사람이 갔다 올 수 있으려면 우주선의 속도는 어느정도 되어야 할까? 사람의 수명이 100년을 넘기 힘드니까 우주선의 속도는 최소한 빛의 속도(광속)의 10분의 1 정도는 되어야 한다. 물론 그보다 빠르면 더 좋다. 우주선이 광속의 5분의 1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면  그 별까지 갔다가 지구에 돌아오는 데 40년 정도면 된다. 이 속도는 보이저 1호의 속도보다 대략 3500배 정도 빠른 속도다.


혹시나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른 우주선을 만들면 훨씬 더 빨리 갔다 올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이론상으로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는 아쉽게도 빛의 속도에 못 미친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이다. 이론적으로 빛의 속도의 0.99999배의 속도를 내는 우주선은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빛의 속도와 같거나 그보다 빠른 우주선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제 좀더 먼 거리에 있는 별인 북극성으로 가는 우주여행을 살펴보자. 지구에서 북극성까지 거리는 400광년 정도라고 하는데, 이 거리는 가장 빠르다는 빛도 400년을 날아가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따라서 아무리 빠른 우주선도 빛의 속도보다 빠를 수 없으니, 북극성에 도달하려면 적어도 40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 살아 있는 동안 도달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정말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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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상대성이론으로 본 우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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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먼 거리를 빛의 속도에 가까운 매우 빠른 속도로 갔다 오는 우주여행을 생각할 때 고려해야 할 현대물리학 이론 하나가 있다. 바로 1905년에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특수상대성이론이다. 물리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좀 복잡할 수 있는 이론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수식을 생략하고, 우주여행을 생각하는 데 필요한 두개의 결과만 살펴보겠다.


(1) 움직이는 물체의 길이는 짧아지고(길이수축)

(2)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은 더 천천히 흐른다(시간지연).


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빠른 속도, 예를 들면 비행기의 속도 정도로는 특수상대성이론의 길이수축이나 시간지연을 직접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적어도 움직이는 몰체의 속도가 빛의 속도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가 되어야 이러한 길이수축이나 시간지연이 두드러지게된다. 바로 이 길이수축과 시간지연이라는 특수상대성이론의 결과로 인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수백 광년 또는 그 이상의 거리를 여행하는 상황에서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먼저 특수상대성이론의 결과들을 우주여행하는 상황에 맞추어 다시 표현해 보겠다. 한 사람이 시계를 가지고 우주선에 탑승해 빛의 속도에 가까운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고 할때,


지구에 가만히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1) 날아가는 우주선의 길이가 짧아지고 (길이수축)

(2) 우주선안의 시계는 천천히 흐른다. (시간지연)


그런데 우주선에 타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우주선이 정지해 있고 우주선 밖의 모든 것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이 된다. 마치 기차를 타고 가는 사람이 기차 창 밖을 볼때 밖의 풍경이 기차가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과 비슷하다.


따라서 우주선안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1) 우주선 밖에 있는 물체의 길이가 짧아지고 (길이수축)

(2) 우주선 밖에 있는 시계는 천천히 흐른다. (시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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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에서 먼저 길이수축을 주목해보자.

사실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우주선 밖의 모든 것이 움직인다. 따라서 우주선 밖의 모든 것의 길이가 짧아진다. 즉 우주선 밖의 거리도 짧아진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광속의 80%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우주선 밖의 거리가  5분의 3으로 줄어든다. 좀더 빨리 날아 광속의 99.5%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우주선 밖의 거리가 10분의 1로 줄어든다. 이 경우 지구에서 볼 때 400여 광년 떨어져 있는 북극성까지 거리가 광속의 99.5%로 날아가는 우주선 안에서는 10분의 1인 40여 광년으로 줄게 된다. 사람의 평균 수명보다 짧은 40여 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가 되는 것이다.


더 빠르게 광속의 99.995%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우주선으로 여행을 하게 되면, 북극성까지 거리가 우주선에서 볼 때는 불과 4광년으로 줄게 되어 단 4년여 정도만 날아가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가 된다. 이 경우 왕복여행은 8년여 정도면 가능하다


이제는 북극성보다도 더 먼 거리의 우주여행을 살펴보자. 목적지는 우리 태양계와 북극성이 속한 우리 은하계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계인 안드로메다 은하계다.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공상과학 소재의 이야기에서 많이 나온 바로 그 안드로메다 은하계다. 지구에서 약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계는 빛도 250만 년 동안 날아가야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먼 거리에 있다.


안드로메다 은하계도 마찬가지로 우주선의 속도가 충분히 빠르면 특수상대성이론의 길이수축에 따라 그 거리가 줄어들어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가 된다. 이 경우 우주선의 속도가 적어도 광속의 99.999999995%는 되어야 한다. 우주선의 속도가 이쯤되면 날아가는 우주선 안에서는 지구에서  안드로메다 은하계까지 거리가  25광년으로 줄어들게 되고 25년 정도만 날아가면 안드로메다 은하계에 있는 별이나 행성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우주선의 속도가 더욱더 빨라 광속의 99.9999999999995%가 되면 거리가 2.5광년으로 줄어들게 되어 2년6개월(2.5년)만에 안드로메다 은하계에 도달하게 된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론적이기는 하지만, 지구에서 봤을 떄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계에 단 2.5년만에 도착한다는 사실은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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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데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면 어딘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가장 빠르다는 빛도 250만년이 걸려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를, 빛의 속도보다 느린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이 2.5년만에 도달한다는 말, 즉 “가장 빠른 속도로 날아가도 250만년 걸리는 거리를 2.5년만에 간다”는 말은 뭔가 모순이 있어 보인다. 무엇이 문제일까?


문제는 누구의 시간인가를 구분하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빛이 광속으로 안드로메다 은하계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 250만년은 지구에 있는 사람의 시간이고, 광속의 99.99999999995%의 속도로 날아가서 안드로메다 은하계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2.5년은 우주선에 있는 사람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 지구에 가만히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실 광속의 99.99999999995%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도 안드로메다 은하계에 도달하려면 빛과 거의 같이 250만년이 지나야 한다. 하지만 시간지연에 따라 지구에 있는 사람에게는 움직이는 우주선안의 시계가 지구의 시계보다 100만 배 천천히 흐른다. 지구시간이  250만년 흐르는 동안에 우주선 시간은 단 2.5년만 흐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날아가는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우주선 밖의 세상이 상대적으로 움직이고, 시간지연에 의해 움직이는 지구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게 된다. 우주선의 속도가 광속의 99.99999999995%이면, 우주선 안의 사람에게 지구의 시간은 100만 배 천천히 흐른다. 우주선이 안드로메다 은하계까지 가는 데 걸리는 우주선시간 2.5년 동안에  지구시간은 2.5년 나누기 100만, 즉 79초 정도만 흐르게 된다는 것이다.


우주선이 지구에서 안드로메다 은하계까지 가는 동안, 지구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지구의 시간이 250만 년이 흐르는데, 우주여행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지구의 시간이 79초 정도만 흐른다는 것은 모순으로 보인다. 어디에 문제가 있을까?

fig5.JPG » 그림5



쌍둥이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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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움직이는 물체의 길이는 짧아지고(길이수축),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은 천천히 간다(시간지연). 이 때문에 지구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날아가는 우주선의 길이가 짧아지고 우주선안의 시계가 천천히 흐르게 된다. 마찬가지로 날아가는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우주선 밖 세상이 움직이므로 바깥 세상의 길이는 줄어들고 시간은 천천히 흐르게 된다. 즉, 지구, 우주선 양쪽 모두가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상대방의 길이가 줄어들고 상대방의 시계가 천천히 흐른다는 좀 특별한 상황이 발생한다.


바로 이런 특별한 상황을 바탕으로 한 역설이 제기됐다. 그 역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쌍둥이 두 명 중에 한 명은 지구에 남아 있고 나머지 한 명은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를 낼 수 있는 우주선을 타고 멀리 떨어져 있는 외계행성에 다녀온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1) 지구에 있는 쌍둥이 한 명의 입장에서는 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지연으로 인해 우주선으로 여행하는 다른 쌍둥이 한 명의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따라서 다른 한 쌍둥이가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지구에 있는 쌍둥이는 더 늙게 된다. 

(2) 우주여행을 하는 쌍둥이 입장에서는 지구가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되므로 지구의 시간이 더 천천히 흐른다. 따라서 우주여행을 한 쌍둥이가 더 늙게 된다.


즉 서로가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상대방에 비해 늙게 된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이 이야기에 쌍둥이가 등장해서 이를 ‘쌍둥이 역설’이라고 부르는데, 이 역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모순때문에  특수상대성이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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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쌍둥이 역설 문제는 1910년대에 이미 해결된 문제다. 결론을 말하면 두 상황 중 한 상황만 맞아 모순이 없다. 사실상 쌍둥이 역설 문제는 역설이 아닌 것이 된다. 이 글에서는 알려진 여러 해결방법 중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이용해 왜 그렇게 되는가를 알아 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중요한 사실도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원래의 쌍둥이 역설 문제는 여행하고 돌아오는 우주선이 목표한 외계행성에 도착한 후 다시 지구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목표 행성 근처에서 우주선의 방향을 목표 행성으로 향하는 방향에서 지구로 향하는 방향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속도를 줄여 방향을 바꾼뒤 다시 속도를 다시 올려주어야 한다. 감속과 가속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실 특수상대성이론은 일정한 속도로 일직선으로 움직이는 경우만을 고려한 이론이다. 이렇게 감속과 가속이 있게 되면 일반상대성이론까지 고려해야하므로 문제가 좀더 복잡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특수상대성이론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수정된 쌍둥이 역설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수정된 쌍둥이 역설’은 다음과 같다.


(1) 지구를 지나쳐 목표한 외계행성을 향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일정한 속도로 날아가는 갑이라는 우주선이 있다.

(2) 갑 우주선은 지구를 지나치는 순간 갑 우주선안의 시계를 지구에 있는 기준 시계와 똑같은 시간으로 맞춘다. 

(3) 갑 우주선이 계속 비행을 해서 목표 행성을 지나칠 때 을이라는 또 다른 우주선이 반대방향으로 그 행성을 지나쳐 지구를 향해 같은 속력으로 날아간다.

(4) 이렇게 두 우주선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외계행성을 동시에 지나치는 순간, 을 우주선의 시계를 갑우주선의 시계에 맞춘다.

(5) 을 우주선이 계속 여행을 해서 지구를 지나치는 순간 지구에 있는 기준 시계와 을 우주선안의 시계의 시간을 비교한다.


두 개의 우주선이 필요하고 두 우주선이 외계행성을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지나쳐야 한다는 또다른 기술적인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차피 빛의 속도에 가까운 우주선도 가정하는 마당에 생각하지 못할 것도 없다. 그리고 이 수정된 쌍둥이 역설 문제에는 지구에 있는 사람, 갑 우주선에 타고 있는 사람, 을 우주선에 타고 있는 사람, 이렇게 세 쌍둥이가 필요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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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역설 문제에서 누구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흘렀는지 더 적게 흘렀는지 확인하는 직접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우주여행 하는 동안 지구에 가만히 있는 사람과 여행하는 사람이 직접 자기와 상대방의 시계가 어떻게 흐르는지 서로 관측한다.
(2) 관측한 결과를 서로 비교하여 결론을 내린다. 


매우 당연한 방법으로 보이는 이 기본적인 방법을 통해 쌍둥이 역설 문제를 살펴보자. 

광속에 가까운 속도를 낼 수 있는 우주선이 있다는 가정에 더해 하나 더 가정할 것이 있다. 망원경 같은 관측장비가 엄청나게 발달해서 지구에 있는 사람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 안의 시계를 직접 볼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런 가정이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면 우주선 안의 시계를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하고 이를 지구에 곧바로 전송해 지구에서 실시간 방송으로 우주선 안의 시계를 볼 수 있다고 가정할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을 쓰던 우주선 안의 시계가 흐르는 것을 지구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만 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지구의 시계도 우주선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가정하자.


지구에 있는 사람은 우주선에 있는 시계를 계속 실시간으로 보면서 우주선이 여행하고 돌아오는 동안 우주선 안의 시계가 얼마나 흐르는지 확인하고, 우주선에 있는 사람은 지구에 있는 시계를 계속 실시간으로 보면서 우주여행 하는 동안 지구의 시계가 얼마나 흐르는지 확인하다. 그리고 우주선이 지구에 돌아왔을 때 서로 확인한 상대방의 시간을 비교하면 된다. 이런 절차를 통해 쌍둥이 역설과 같은 모순이 있는지, 모순이 없다면 누가 더 늙게 되는지 알아볼 수 있게 된다.



아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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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 전에 질문을 하나 살펴보고 넘어가자. 지구에 있는 사람에게 빛의 속도에 가까운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 안의 시계는 항상 천천히 가는 것으로 보일까? 특수상대성이론의 결과인 시간지연으로 인해 우주선 안의 시계가 항상 천천히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실제로는 천천히 가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고 빨리 가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위에 분명히 특수상대성이론의 결과에 따르면 움직이는 세상의 시간은 천천히 간다고 했는데, 움직이는 우주선 안의 시계가 항상 천천히 가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 무슨 말일까?


글의 소제목이 “아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지해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천천히 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알고 있다’. 하지만 직접 볼 때 항상 그렇게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이 글에서는 바로 이러한 ‘아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를 먼저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려고 한다. 그 차이를 이해하면  쌍둥이 역설 문제 해결에도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구체적인 예를 가지고 문제를 다루어 보자. 쌍둥이 역설을 다룰 때 자주 사용되었던 설정을 여기서도 사용하고자 한다. 지구에서 2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을 향해 광속의 0.8배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이 있다. 지구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광속의 0.8배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이 1년에 0.8광년을 날아가므로 20광년 떨어진 목표 외계행성에 도착하는 데에는 총 25년이 걸린다. 자, 이제 우주선이 여행하는 동안 우주선 안의 시계를 최첨단 망원경이나 비디오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본다고 가정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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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이 지구를 막 떠날 때 우주선 안의 첫 시계장면은 우주선이 지구에 있어 바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우주선이 지구시간으로 25년 후에 목표 외계행성에 도달했을 때 우주선의 시계장면은 지구에서 곧바로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이 시계장면의 빛이나 전파가 외계행성에서 지구로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최첨단 망원경이든 비디오 방송이든 우주선이 외계행성에 도착했을 때의 시계장면은 빛의 속도로 외계행성에서 지구를 향해 날아갈 것이다. 지구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장면이 외계행성에서 20광년 떨어진 지구에 도달하려면 총 20년이 더 걸린다. 따라서 지구에서는 우주선이 외계행성 도착할 때 시계장면을, 우주선이 지구를 출발해 외계행성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25년에다 시계장면이 외계행성을 출발해 광속으로 지구까지 날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 20년을 더해, 총 45년이 지난 후에나 보게 된다. 우주선이 지구를 출발해서 목표외계행성까지 가는 동안 우주선 안의 시계를 지구에서는 총 45년 동안 실시간으로 보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우주선 안의 시계는 지구에서 외계행성까지 가는 동안 얼마나 흐를까?

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지연에 의하면 우주선 안의 시계는 지구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구시간 25년보다 3/5배로 천천히 흘러 15년이 흐른다.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우주선 밖의 모든 것이 길이가 짧아져서 지구와 행성 간의 거리가 12광년으로 줄어들게 되고 그 거리를 광속의 0.8배로 날아가게 되어 우주선 안의 시간은 15년이 흐른다는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렇게 15년이 흐르는 우주선 안의 시계를 지구에서는 지구시간으로 45년 동안 실시간으로 보게 되어, 지구 시계보다 15년/45년=1/3로 느려진 우주선의 시계를 보게 된다. 우주선 안의 시계가 천천히 흐르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지연과 마찬가지이지만 실시간으로 보는 시계는 1/3로 느려져, 이론상으로 알고 있는 시간지연의 정도 3/5보다 더 느리게 흐르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느리게 흐르는 우주선 안의 시계를 ‘보는 것’ 이다.


자 이제 우주선이 외계행성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후반부 우주여행을 생각해보자.

좀 전에 고려한 상황과 마찬가지로 우주선은 지구시간으로 25년이 걸려 지구에 도착한다. 그런데 우주선이 외계행성을 막 떠날때 우주선 안의 시계장면은 지구와 우주선이 20광년 떨어져 있기에 우주선이 외계행성을 떠난 지 20년이 지난 후에야 지구에서 볼 수 있다. 우주선이 지구에 도착할 때 우주선 안의 마지막 시계장면은 25년 후에 지구에서 바로 보게 되므로, 지구에서는 우주선이 여행하는 동안 우주선 안의 시계를, 우주선 총 여행시간 25년에서 첫 시계장면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20년을 뺀 5년 동안 실시간으로 보게 된다.


우주선 안의 시간은 외계행성으로 갈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지연이나 길이수축에 의해 15년이 흐르게 된다. 따라서 지구시간 5년 동안 우주선안의 시계가 15년 흐른 것을 실시간으로 보게 되어 지구시계보다 15년/5년=3배의 속도로 빨라진 우주선 안의 시계를 보게 된다. 우주선이 매우 빠른 속도로 움이는데도 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지연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더 빠르게 흐르는 우주선 안의 시계를 지구에서 ‘보는  것’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지연에 따르면 광속의 0.8배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의 시계는 3/5의 속도로 느리게 흐르는 데(아는 것) 반해, 실제 실시간으로 보는 우주선의 시계는 멀어질 때 1/3배로 느리게 흐르고 다가올때 3배 빠르게 흐른다(보이는 것).


정리해보면 우주선이 2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까지 0.8광속으로 왕복여행 할 때, 지구에서는 멀어지는 우주선의 시계는 45년 동안 실시간으로 보고, 가까와지는 우주선의 시계는 5년 동안 보게 된다. 멀어지는 동안 우주선 안의 시계는 1/3로 느리게 흐르는 것으로 보여 우주선의 시간이 45 × ⅓ = 15년이 흐르고, 가까와지는 동안 우주선 안의 시계는 3배로 빨리 흐르는 것으로 보여 우주선 안의 시간이 5 × 3 = 15년이 흐른다. 결론적으로 지구에서는 지구시간 50년 동안 우주선시계가  30년이 흐르는 것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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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론적 도플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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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특수상대성이론의 결과와 다르게 보이는 이러한 상황은, 일정한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가 다가올 때는 높게 들리고(주파수가 높아지고) 멀어져 갈 때는 낮게 들리는(주파수가 낮아지는) 현상과 비교된다. 이렇게  사이렌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상황은 ‘아는 것’과 ‘듣는 것’의 차이를 보여준다. 사이렌 소리가 일정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지만 실제 들리는 주파수는 앰뷸런스의 상대 움직임에 따라 주파수가 다르게 들린다. 이렇게 다가오고 멀어지는 것에 따라 사이렌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것이, 우주선 안이 시계가 우주선이 상대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천천히 또는 빠르게 흐르는 것으로 보이는 것과 비교된다.


빛의 주파수나 파장이 빛을 발생하는 물체의 상대적인 움직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정리한 것을 상대론적 도플러 효과라 부른다. 움직이는 우주선 안의 시계가 천천히 또는 빠르게 가는 것으로 보이는 현상도 이 상대론적 도플러 효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특수상대성이론의 결과인 시간지연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임이 분명하지만, 우리가 직접 보게 되는 결과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아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를 이해하면 쌍둥이 역설의 해결도 그만큼 쉬워진다.

fig9.JPG » 그림9

제 우주선 안에서도 지구에 있는 시계를 실시간으로 본다고 가정하고 우주선에서 실시간으로 보는 지구의 시계는 어떤지 확인해 볼 차례다.  지구에서는 지구의 시계장면이 꾸준히 전송된다. 우주선은 광속의 0.8배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우주선의 입장에서는 지구와 외계행성 간의 거리가 12광년으로 줄어(특수상대성이론의 길이 축소) 지구에서 외계행성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나 외계행성에서 지구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똑같이 15년씩이다. 한편  외계행성에 도착하는 순간, 방향을 바꾸는 주체가 우주선 자체이므로 (수정된 쌍둥이 역설에 따르면 갑, 을 두 우주선이 외계행성 위치에서 교대를 하므로), 처음 15년 동안 멀어지는 지구의 시계를 실시간으로 보게 되고, 나중 15년 동안 가까와지는 지구 시계를 실시간으로 보게 된다.


지구와 우주선이 멀어지는 처음 15년 동안은 상대론적 도플러 효과에 의해 지구의 시계가 1/3배로 천천히 흐르는 것으로 보여 우주선에서 본 지구시계는 15 × ⅓ = 5년이 흐른다. 가까와지는 후반부 15년 동안은 지구의 시계가 3배로 빨리 흐르는 것으로 보여 우주선에서 본 지구시계는 15 × 3 = 45년이 흐른다. 따라서 우주선에서는 우주선 시간으로 30년 동안 지구의 시계가 50년이 흐르는 것을 보게 된다. 조금 복잡하기는 하지만 우주선에서 본 지구 시계를 상대론적 도플러 효과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설명한 내용을 아래 [부록]에 실었다. 꼭 읽을 필요는 없는 부분이지만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독자들은 읽어볼 만한 내용이다.


결국 지구에서 볼 때나 우주선에서 볼 때나 모두 지구의 시계는 50년, 우주선의 시계는 30년이 흐르게 된다. 따라서 전혀 모순이 없게 되고 지구에 가만히 있는 사람이 더 늙게 된다. 모순이 없으니 역설도 아닌 것이 된다. 이렇게 ‘아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를 명확히 하면 쌍둥이 역설 문제와 같은  특수상대성이론과 관련된 문제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fig10.JPG » 그림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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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렇게 이해하게 된 쌍둥이 역설(?) 문제의 결과, 즉 여행을 하고 온 사람이 더 젊고 지구에 있는 사람이 더 늙는다는 사실을 북극성이나 안드로메다 은하계 같이 먼 우주로 여행하는 것에 적용하면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드로메다 은하계로 우주여행을 할때 생기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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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주선의 속도가 광속의 99.99999999995%의 속도를 낼수 있다면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계에도 2년6개월이면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정도 우주선의 속도면 5년 만에 안드로메다 은하계까지 왕복 우주여행도 가능하다(실제 여행할 때는 가속과 감속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 문제가 더 어려워진다). 그러면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계로 왕복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지구의 시간은 얼마나 흐르게 될까?


구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우주선의 속도가 빛의 속도와 비슷하므로 우주선이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계에 갔다 오려면 지구시간은 500만 년이 흐른다. 우주선을 타고 여행한 사람은 5년만 여행하고 돌아오는 것이지만 지구의 시간은 무려 500만 년이 흘러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5년만에 500만년 후의 지구로 가는, 마치 먼 미래로 가는 시간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


지구에 500만 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게 되면 지구에는 가족이나 아는 사람이 살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제쳐 두고라도, 현재의 인류도 멸종해 있을 지도 모르고, 진화론에 따라 진화한다면 어쩌면 전혀 다른 모습의 인류로 변해 있을지도 모른다. 기후 변화에 따라 해수면의 위치도 변해 지도가 달라져 있을 수도 있고, 판구조론에 따른 대륙이동으로 인해 대륙의 위치도 변해있을 수도 있다. 좀 아찔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500만 년 후의 미래라면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는 상황들이다.


이런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 그렇게 먼 거리의 우주여행 떠날 수 있을까? 그리고 지구에 있는 사람에게는 500만 년 후에나 결과를 알 수 있는 이렇게 먼거리의 우주여행을 계획하려고 할까? 만약 가족친지, 친구, 직장동료, 그리고 우주여행 결과를 확인하려는 관계자들이 같이 탑승해 단체로 우주여행을 떠난다면, 이런 여행을 시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편도여행일 경우에는 새로운 정착지에서 살아나갈 방안이 있어야 하겠고, 왕복여행일 경우에도 많이 변해있을 미래의 지구에서 살아나갈 방안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먼 우주여행을 떠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엄청난 모험정신으로 무장하거나 조금 괴팍스런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마찬가지로 안드로메다 은하계에 고도로 발달된 문명과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 외계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해도 그들이 지구까지 오는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영화 <수퍼맨>에서 수퍼맨이 태어난 곳인 크립톤행성이 파괴되는 것처럼, 그들 행성의 멸망에 직면해서 새로운 거주 행성을 찾는 경우라면 혹시 모를까, 안드로메다 은하계의 외계생명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지구에 오는 것은 실질적으로 타당성이 좀 부족한 이야기로 볼 수 있다.


만약에 지구인과 비슷한 수명을 가지고 있는 외계생명체들이 우주에 존재한다고 하면, 우주선을 타고 지구에 올 수 있는 외계생명체는 아마 은하계 안에 있는 천체 그 중에서도 기껏해야 일이십 광년 떨어진 천체에서 오는 외계생명체라고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 마찬가지로 우주여행에서 돌아와 지구에 있는 지인들을 다시 보려면, 우주여행으로 갈 수 있는 외계 천체는 일이십 광년 정도로 한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부록]



주선이 광속 0.8배의 속도로 외계행성으로 갈 때 우주선 시간으로 총 15년 동안 지구시계를 실시간으로 보게 된다(수정된 쌍둥이 역설 문제의 갑 우주선). 이때 우주선 입장에서는 우주선 밖의 모든 것이 상대적으로 움직여 지구와 외계행성 간의 거리가 특수상대성이론의 길이수축으로 인해 12광년으로 줄어든다. 지구를 출발할 때는 우주선이 지구에 있어 지구 시계를 곧바로 보게 되지만 우주선이 외계행성에 도착했을 때 보는 시계장면은, 길이수축에 의해 12광년으로 줄어든 지구와 외계행성 사이를 날아온 빛이나 전파를 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지구에서는 우주선이 반대 방향으로 광속의 0.8배로 움직이고 빛은 광속 불변의 법칙에 의해 우주선 방향으로 광속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다(진공에서 빛의 속도는 빛을 발사한 사람과 관측하는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관계없이 관측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빛의 속도가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 광속 불변의 법칙이다). 따라서 우주선 입장에서는 지구에서 전송되는 시계장면의 빛이나 전파가 지구의 위치에서 상대적으로 광속의 1.8배로 날아가는 것이 된다 (물론 지구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광속 불변의 법칙에 의해 지구에서 우주선으로 날아가는 시계장면은 광속으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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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이 외계행성에 도착하는 순간에 우주선에서 보는 지구시계의 장면은 지구에서 길이가 축소된 12광년 거리를 지구 위치에서 상대적으로 광속의 1.8배로 날아온 장면이다. 따라서 이 장면은 우주선 시간으로 지구에서 12/1.8 = 20/3년을 날아온 장면이 된다. 그러면 우주선 여행시간 15년에서 20/3년을 뺀 시간, 즉 우주선시간으로 우주선이 출발한 지 25/3년 후에 지구에서 전송한 지구 시계장면을 우주선이 외계행성에 도착하는 순간 보는 것이다. 이 우주선시간 25/3년을 우주선 입장에서 본 시간지연을 고려해 지구시간으로 바꾸면 25/3 × 3/5 = 5년이 된다. 따라서 지구시계가 5년 흐르는 것을 우주선시간으로 15년 간 보게 되어 1/3배로 느려진 지구 시계를 보게 되는 것이다. 느려진 정도는 정확하게 지구에서 보는 '멀어져 가는 우주선의 시계'가 느리게 흐르는 정도와 같다.


반대로 우주선이 외계행성을 출발해 지구에 도착하는 동안 보는 지구시계는 어떨까? 이때는 수정된 쌍둥이 역설 문제에서 지구로 향해 가는 을 우주선의 여행에 해당된다. 우주선이 외계행성을 출발할 때 보는 지구 시계장면은 우주선시간으로 지구에서 언제 전송된 장면인지 계산해보자. 지구와 외계행성 간의 거리는 마찬가지로 길이수축으로 인해 12광년이다. 우주선 입장에서 지구는 우주선을 향해 광속의 0.8배로 움직이고 지구에서 날아오는 시계장면은 광속 불변의 법칙으로 우주선 입장에서 우주선을 향해 광속으로 날아온다. 따라서 우주선 입장에서 빛이나 전파는 지구의 위치에서 상대적으로 1 - 0.8 = 0.2 광속으로 날아가는 것이 된다.


그러면 을 우주선이 외계행성을 출발할 때 보는 지구 시계장면은 우주선시간으로 12/0.2 = 60년 전에 지구에서 전송한 장면이 된다. 이 시간을 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지연을 고려해 지구시간으로 바꾸면 60 × 3/5 = 36년이 된다. 우주선이 여행하는 우주선시간 15년은 지구시간으로 15 × 3/5 = 9년이 된다. 따라서 총 지구시간 36 + 9 = 45년을 우주선시간 15년 동안 보게 되는 것이다. 즉 지구로 향해 가는 우주선은 15년 동안 3배 빨리 가는 지구시계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것도 지구에서 보는 다가오는 우주선 안의 시계가 빠르게 흐르는 정도와 같다.


종합해보면, 외계행성으로 갈 때 우주선시간 15년 동안 지구시계가 5년 흐르는 것을 보고, 지구로 올 때는 우주선시간 15년 동안 지구시계가 45년 흐르는 것을 보게 된다. 따라서 우주선시간 30년 동안 지구시계가  50년 흐르는 것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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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윤복원 조지아공대 연구원(물리학 박사)



※ 이 글에 실린 그림의 일부는 openclipart.org에 공개된 그림을 사용했습니다.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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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원 미국 조지아공대 물리학과 전산재료과학센터 연구원
나노클러스터, 나노촉매 등 나노과학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함께 생각하고 나눌 수 있는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메일 : bwyoon@gmail.com       트위터 : bw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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