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2014: 우주의 수수께끼, 힉스 이후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을 중심으로 이공계 대학생, 대학원생, 직장인들이 참여한 과학저널리즘 동아리 ‘과감(科感)’의 몇몇 회원들이 여러 자료를 추리고 일부는 전문가 도움말을 받아 올해 과학과 기술 뉴스의 열쇳말을 미리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다양하고 수많은 영역에서 저마다 가치 있고 흥미로우며 획기적인 연구들이 샘물처럼 솟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과감 회원들이 그 중에서 눈여겨 본 굵직한 흐름 몇 가지를 토론을 거쳐 선정하고 정리했습니다. 일곱 차례에 걸쳐 한 편씩 이곳에 올리며, 전체 내용을 줄이고 다듬어 1월15일치 <한겨레> 지면에 실을 예정입니다.
[기획·취재] 김성은 직장인, 김정현 건국대 학부생, 김준 포스텍 학부생, 김현중 건국대 박사과정, 오철우 한겨레 기자, 이은지 서울대 석사과정, 이혜림 직장인 (가나다 순)
■ 2014 과학과 기술 열쇠말 일곱 ■
발판 다지는 뇌 과학 ‘큰 걸음’ 뗄까
3D 프린터 또 무얼 만들어낼까
'결정학 100년의 해', 그리고 그래핀은
세계 수학자들, 서울로
우주 탐사, 우주 여행
세 부모 아이 논란…동물권과 과학연구
우주 수수께끼, 힉스 이후
» 남극의 두터운 얼음을 2킬로미터까지 뚫고 설치한 중성미자 검출장치 ‘아이스큐브(IceCube)’. 아이스큐브 관측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 암흑물질 후보 중 하나인 중성미자를 충분한 양으로 검출해 우주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를 던져줄지 주목된다. 출처/ http://icecube.wisc.edu/
2013년은 힉스의 해였습니다. 거의 반세기 동안 실제 관측되지 않아 이론에서만 인정되던 힉스 입자의 신호가 지난해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거대 가속기에서 확인되고 힉스 이론의 물리학자 2명이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제 새해에는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둘러싸고 다른 수수께끼로 관심이 옮아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유럽우주기구(ESA)가 띄운 플랑크 우주탐사 위성의 운영팀이 올해 ‘우주배경복사’의 상세한 우주 지도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우주배경복사는 우주대폭발(빅뱅)의 태초 빛이 팽창하고 식으며 현재 우주 전체 공간에 배경처럼 남아 있는 빛의 흔적인데, 그 분포를 파악하면 우주의 수수께끼를 푸는 단서가 될 수 있기에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3년 초에도 플랑크 위성이 관측한 고해상도의 우주배경복사 지도가 발표돼 우주 팽창 속도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느린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가 크게 주목받은 바 있는데, 이번 발표는 플랑크 위성의 관츨 자료가 광자(빛)의 편광 패턴을 밝혀 초기 우주에서 시공간을 교란했을 '잔존중력파(relic gravitational waves)'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잔존중력파는 초기 우주 빅뱅을 계산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기에 그 존재를 확인하면 초기 우주 탄생의 근본 계산식도 좀 더 확실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초기 우주의 탄생에 대한 불확실했던 부분을 해결하여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암흑물질은 올해에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암흑물질은 우주를 구성하는 재료의 23%가량을 차지해 그만큼의 중력 효과를 일으키면서도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물질을 통틀어 말하는데 여러 물리학자들이 그 존재의 단서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암흑물질 후보에선 탈락했으나 여전히 우주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주목받고 있는 것이 중성미자(뉴트리노)입니다. 중성미자 검출 연구에 특히 눈길이 쏠리는데, 남극의 두터운 얼음을 뚫고 설치한 아이스큐브(IceCube)라는 세계 최대 중성미자 검출기는 지난해 중성미자 28개를 검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성미자는 전기 성질에서 중성이고 질량이 0에 가까운 기본입자로 다른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고 지나쳐 관찰하기가 매우 어려워 ‘유령입자’로도 불립니다. 중성미자는 별들이 충돌하고 폭발하는 곳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어 우주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밝히는 ‘뉴트리노 천문학’의 중요한 단서가 될 만합니다.
반물질 연구도 역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물질은 물질과 전하가 반대인 반입자가 모여 만들어진 것인데, 우주대폭발 이론들 중에 ‘우주는 물질과 반물질의 자리다툼 끝에 태어났다’는 학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반물질 검출 실험도 우주 기원의 궁금증을 푸는 단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힉스 입자를 검출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반물질을 생성해 16여 분 동안 붙잡아 두는 데 성공했으며 이 기술을 이용해 앞으로 반물질의 정체와 빅뱅 이후 우주 생성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가려내는 데 적잖은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한 자료]
유럽우주기구의 '플랑크 위성' 누리집
http://sci.esa.int/planck/
플랑크 위성 책임자인 스무트 박사의 누리집
http://aether.lbl.gov/
<사이언스> 뉴스, 우주배경복사에 대한 광자의 편광 지도
http://www.sciencemag.org/content/341/6150/1056.summary
<사이언스> 뉴스, 중성미자와 아이스큐브 관련
http://www.sciencemag.org/content/342/6161/920.summary
아이스큐브 관측소 누리집
http://icecube.wisc.edu/
김현중 건국대 박사과정, ‘과감’ 회원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고침] 기사 본문 중에 ‘중성미자(뉴트리노)’를 암흑물질 후보로 잘못 서술해 문장을 고쳤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독자께서 문제를 지적해주셨습니다. 2014년 1월15일 오후 5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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