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2014: 8월의 서울, 세계 수학자들로 붐비다

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을 중심으로 이공계 대학생, 대학원생, 직장인들이 참여한 과학저널리즘 동아리 ‘과감(科感)’의 몇몇 회원들이 여러 자료를 추리고 일부는 전문가 도움말을 받아 올해 과학과 기술 뉴스의 열쇳말을 미리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다양하고 수많은 영역에서 저마다 가치 있고 흥미로우며 획기적인 연구들이 샘물처럼 솟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과감 회원들이 그 중에서 눈여겨 본 굵직한 흐름 몇 가지를 토론을 거쳐 선정하고 정리했습니다. 일곱 차례에 걸쳐 한 편씩 이곳에 올리며, 전체 내용을 줄이고 다듬어 1월15일치 <한겨레> 지면에 실을 예정입니다.

[기획·취재] 김성은 직장인, 김정현 건국대 학부생, 김준 포스텍 학부생, 김현중 건국대 박사과정, 오철우 한겨레 기자, 이은지 서울대 석사과정, 이혜림 직장인 (가나다 순)


■ 2014 과학과 기술 열쇠말 일곱 ■

 세계 수학자들, 서울로 

발판 다지는 뇌 과학 ‘큰 걸음’ 뗄까

3D 프린터 또 무얼 만들어낼까

'결정학 100년의 해', 그리고 그래핀은

우주 탐사, 우주 여행

세 부모 아이 논란…동물권과 과학연구

우주 수수께끼, 힉스 이후

P8190038ICM2.jpg » 2010년 인도 세계수학자대회의 전경. 출처/ ICM 조직위원회


“국내 수학자들 사이에서도 2014년 대회는 포기하고 2018년 대회 유치를 준비하자는 얘기도 나오던 시기라, 유치 확정은 너무나 감격스러웠죠.”


박형주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 조직위원장(포스텍 교수)은 2009년 4월 국제수학연맹(ICU)이 서울을 2014년 대회 개최지로 결정해 발표했던 당시의 흥분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회 유치와 준비로 보낸 7년 가까운 세월. 이제 8월 세계수학자대회가 100개 나라 5000명의 수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서 열립니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수학계의 최대 행사로, 개막식은 노벨수학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을 개최국의 국가원수(박근혜 대통령)가 수여하는 시상식도 겸해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릴 전망이지요.


ICM2014_logo.jpg » 서울 세계수학자대회의 로고. 출처/ ICM 조직위원회 조직위원회는 그동안 바빴고 요즘도 한창 바쁘답니다. 박 위원장은 “준비 과정이 이리 힘들 줄 알았다면 대회 유치 결정을 듣고는 감격과는 다른 느낌이었을 듯하다”며 웃었습니다.


그동안 대회의 큰 그림이 얼추 그려졌습니다.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지원 결의안’이 채택된 데 이어, 13일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가 2014년을 ‘한국 수학의 해’로 선포하면서 본격 준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8월 개최 전까지 국내 각지에선 여러 수학 학술대회, 대중 강연과 문화 행사가 줄지어 열릴 예정입니다. 고리타분한 수학이 국민에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갖가지 행사의 아이디어가 모일 것으로 보입니다. 개막일 저녁엔 “수학자로서 세계 70대 부자가 된 억만장자인 제임스 사이먼스의 대중강연”은 물론이고, 세계의 주목받는 수학자 200여 명의 기조강연, 초청강연도 풍성하게 이어진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개도국 수학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회가 되리라는 점에서 세계 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개도국 수학자 1000명을 초청하는 이른바 ‘나눔 2014’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 위원장은 “아마도 서울대회는 세계 수학사에서 나눔 프로그램으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며 “국제수학연맹도 영문으로 ‘NANUM 2014’라는 표현을 직접 쓰며 그 뜻을 이해한다”고 그 호응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한국 수학계가 약속한 수학자 초청 프로그램에 대해선 ‘잘 될까’ 하는 냉소와 걱정도 한때 있었지만, 막상 3000명 넘게 지원자가 몰리자 국제수학연맹에서도 "맙소사"라며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박 위원장은 “재정적 이유로 그동안 참석하기 힘들었을 뿐 세계 수학의 흐름을 접해보고 싶다는 열망은 이토록 강했던 것”이라며 “미얀마의 수학자는 외부와 단절돼 소식을 못 들었다며 뒤늦게 신청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초청할 1000명의 선정 작업은 국제수학연맹의 도움을 받아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하네요.


예산은 현재 걱정거리라고 합니다. 박 위원장은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은 예산 문제로, 확정된 올해 정부예산안은 이전 대회의 예산에 비추어 많이 적어 어려움이 크다”며 ”국내 수학자들이 낸 후원금과 각계 후원금을 모으는 노력을 더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한국 수학계의 역량은 세계 11위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전례로 비추어볼 때 세계수학자대회를 개최하는 경험은 개최국의 수학 역량과 위상을 높이는 좋은 계기로 작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박 위원장은 이번 대회도 역시 한국 수학계의 역량을 드높이는 발전의 기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는 “단지 세계수학자대회라는 행사를 치루는 게 아니라 이를 다음 단계의 발전으로 연결하는 거시적 전략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수학자대회(ICM)는…

1897년 첫 대회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이래 지금은 4년마다 개최국을 바꿔가며 열리는 기초과학 최대의 학술대회다. 1900년 제2회 파리 대회 때 독일 수학자 다비드 힐베르트가 ‘힐베르트의 23개 수학 난제’을 제시해 20세기 수학자들이 문제 풀이에 매달릴 정도로 대회의 영향력이 크다. 그래서 “수학자대회의 역사는 곧 수학의 역사”라는 말도 있다. 개막식 때 ‘수학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이 수여된다. 2006년 스페인 대회 땐 ‘은둔의 천재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이 필즈 메달을 거부해 화제가 됐다.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수학연맹(IMU)엔 회원국을 5개 그룹으로 나누어 투표권을 차등 배정하는 전통이 있다. 그룹Ⅰ 국가는 의결 과정에 1표를, 최상위 그룹Ⅴ 국가는 5표를 행사한다. 한국은 그룹Ⅳ에 들어 있다.  (자료출처: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328418.html)

관련 누리집 주소

- 국제수학연맹   http://www.mathunion.org/

-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http://www.icm2014.org/kr

- 2010 인도 세계수학자대회   http://www.icm2010.in/

다음은 박형주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과 이메일로 나눈 일문일답입니다. 세계수학자대회의 의미와 준비과정 등을 자세히 듣는 본격 인터뷰 자리는 나중에 따로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일문일답

박형주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



“한국수학 성장의 혜택을 나누며,

한국수학 도약을 기대하며”




000Q.jpg 국제수학연맹 집행위원회에서 서울을 단일 개최지로 결정했던 2009년 4월의 흥분 분위기가 다시 생각나네요. 거의 4년 전인 그때의 흥분은 지금 어떻게 느껴지시는지요?

000A.jpg  “2010년 인도 ICM 개최가 확정된 뒤였기 때문에 유치경쟁국가들이 아시아 연속 개최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고, 그런 이유로 국내 수학자들 사이에 포기하고 2018년 유치를 준비하자는 얘기도 나오던 시기라서, 유치가 확정되면서 너무도 감격스러웠지요. 그 뒤로 준비 과정이 이리 힘들 줄 알았으면 아마도 다른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웃음).”


  

hjpark2013.JPG » 박형주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 서울대회의 차별화한 주요 특징을 꼽자면 어떤 게 있을런지요?

 “유치 과정이나 준비 과정까지 포함해서 역동성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1990년대 이후로 급격하게 성장한 한국 수학연구의 수준을 다음 단계로 가져가기 위한 큰 틀의 전략과 맞물려 있었던 것도 드문 일인데요. 즉 급속도의 글로벌화를 통해 차세대 수학자들을 자극하고, 국제수학연맹에서 이루어지는 심사 등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한국인 수학자들이 늘어나면서 젊은 수학자들의 국제수학계 노출 기회가 늘어나는 등의 효과이죠.

 그리고 7년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치면서 수학의 대중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것도 다른 대회와 차별적인 요소입니다. 수학을 즐기는 문화적 토양도 만들고, 우수 인재가 수학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도 늘려 보려는 것이었는데, 놀라울 정도로 성공했습니다. 수학 대중화 노력 때문만은 아니지만, 요즘 국내 주요 대학에서는 수학과가 의예과와 더불어 이과에서 ‘톱 2’ 학과가 되었거든요. 개발도상국 수학자 천 명을 서울대회에 초청하는 “나눔2014” 프로그램을 통해 보듯이, 열악한 환경의 수학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관심과 주의를 기울인 것은 역대 대회와의 가장 큰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회 개최를 7개월가량 남겨둔 1월 현재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세팅은 거의 끝난 단계인지요?

 “11월 15일에 우리 국회가 서울세계수학자대회 지원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1월 13일에는 미래부와 교육부 공동으로 2014년을 “한국수학의 해”로 선포합니다. 이 후로 8월까지 수학문화강연이나 수학영화상영회 등으로 수학자들과 대중의 만남이 이어질 것입니다.

 8월 ICM 개막식 저녁에는, 수학자로서 세계 70대 부자가 된 억만장자 제임스 사이먼스가 방한하여 ICM 대중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200여 명에 이르는 기조강연자와 초청강연자를 초청하고 본인의 수락을 받는 절차가 종료되었고, 그 분들의 논문을 접수하는 온라인 시스템이 막 오픈되었습니다. 참석자 등록 시스템도 오픈되었고, 본부호텔 선정이나 전시 관련한 많은 일들이 결정되었습니다.

 세계수학자대회 전후에 국내 및 인근 국가에서 열리는 위성학회도 49개가 선정되었고 몇 개가 심사 중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은 8월 한 달을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학자들을 지겹게 봐야 할 겁니다 (농담입니다^^).

 개도국 수학자 3,608명이 지원한 나눔2014 프로그램에서 900명 정도의 1차 선정자 결정도 완료되었고, 곧 100명을 추가 선정하여 총 천명의 나눔2014 수혜자를 발표할 것입니다.

 주요 국가의 수학회에 서울대회 참석을 요청하는 국제홍보 노력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직 세팅이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수백개의 일반강연 신청을 받아 심사하는 건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요.”



000Q.jpg 세계대회인지라, 집행위원회와 조직위원회는 한국이 주도한다 해도 국제운영위원회의 참여와 도움도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텐데요, 이번 대회를 이끄는 우리나라의 역량은 어느 정도인지요?

000A.jpg  “유치 및 준비에 7년의 긴 시간을 들이면서 우리 수학계가 얻은 것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수학이라는 학문이 갖는 보편성에 걸맞게 국제수학계와 본격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하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하죠. 전에는 초청하기 힘들었던 대가들도 이제는 한국에서 초청하면 쉽게 수락하곤 합니다.

 우리 수학계의 역량이 놀랍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준비과정에서 국제수학연맹의 11인 집행위원회의 도움은 절대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3,608명이라는 무지막지한 수의 나눔2014 지원자들을 대륙별로 분류하고 옥석을 가리는 작업은, 국제수학연맹 측이 신속하게 대륙별로 심사위원을 추천해주는 등의 지원을 하지 않았다면 정말 난감한 일이었을 겁니다.”



준비 과정에서 겪은 뜻밖의 어려움이나 기타 흥미로운 에피소드는 없었는지요?

 “나눔2014 지원마감일 후에 미얀마 수학자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외부와 단절되어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지원 기회를 달라는 간곡한 요청의 내용이었습니다. 마감일 준수라는 원칙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했던 일이 기억이 나네요.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은 예산 문제입니다. 1월 1일 확정된 올해 정부예산안에 29억원이 반영되었는데, 이전 대회의 예산에 비추어 많이 적어서 어려움이 큽니다. 국내 수학자들이 낸 개인 후원금 4억원을 포함해서 7억원 정도의 후원금을 모금했습니다만, 각계에 설명하는 노력을 더 하려고 합니다. 아마도 서울대회 종료 후에는 말씀드릴 게 많이 늘어날 겁니다.”



필즈상 수상식도 큰 관심사인데요, 수상식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요? 필즈상 수상자 선정에 개최지 학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없는지요? 필즈상 수상자 선정과정이 어찌 되는지 잘 몰라서요.

 “노벨과학상은 매년 정해진 곳에서 정해진 시기에 수여됩니다. 반면에 필즈상은 4년마다 세계를 떠돌며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 수여되죠. 관례에 따라, 대통령께서 개막식에 참석하셔서 필즈상을 시상해주실 것을 요청했습니다.

 국제수학연맹 규정에 따르면 2명 이상 4명 이하의 필즈상 수상자가 선정되는데, 이미 선정된 1명을 포함해서 아직 선정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제수학연맹이 구성한 선정위원회는 비공개위원회여서 위원 명단이 비밀입니다. 선정결과도 ICM 개막식에서 공개될 때까지 보안이 유지됩니다. 저도 보안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개최지 학자들을 포함해서 개인이나 단체가 후보자 선정에 관여할 방법은 없습니다. 모든 로비에서 자유로운 선정 절차라는 게 대원칙입니다.”



홍보문을 보니 100개국에서 5000명 수학자가 참여한다고 하는데, 이 정도 규모는 어느 정도가 되는 것인지 잘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역대 대회 통계를 보면 3천명에서 4천 2백명 정도가 참여했습니다. 현재 한국이 전개하고 있는 국제홍보 노력과, 천명의 개도국 수학자 초청프로그램, 그리고 세계의 수학교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감안하면 5천명 참석이 가능할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대단히 크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유례가 없을 만큼 큰 건 아닙니다. 의학 등의 분야에서는 참석자가 만 명이 훌쩍 넘어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참석자 거의 대부분이 개막식에 참석하는 전통은 유례가 없는데, 5천명이 한 방에 모이는 일은 타 분야에서는 극히 드문 일이죠.”



000Q.jpg 개발도상국 수학자 1000명을 초청하는 것이 서울 대회의 특징이기도 한 것인지요? 기존 수학자대회가 선진국 중심으로 운영되는 데 대한 문제의식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시행되는 것인지요? 어떤 효과를 기대하시고 현재 준비상황은 어떠한지요?

000A.jpg  “앞에서 소개한 대로 서울대회의 주요 특징입니다. 아마도 세계수학사에서 서울대회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억될지도 모릅니다. 저희들은 이 프로그램을 나눔2014로 명명했고, 영문으로도 NANUM2014라고 씁니다. 국제수학연맹 측에서도 모두 NANUM이라는 영문 표현을 쓰고 있고 그 뜻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유치제안서는 1980년대까지 한국 수학계가 처해 있던 열악한 연구 상황을 기술했고, 90년대 이후로 외부적 요인 없이 2~3배의 놀라운 수학 분야 성장을 이루었음을 각종 데이터로 증빙했으며, 어렵던 시절에 국제수학계의 지원으로 소수의 한국 수학자들이 세계수학자대회에 참석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늦게 출발한 이웃에 대한 배려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늦게 출발하여 빠른 성장을 만들어낸 한국의 차별성과 한국 개최의 상징성을 강조하려는 전략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미 그 여파가 만만치 않습니다.

 선진국 특히 유럽 중심의 조직인 국제수학연맹 내에서 개도국 회원국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미약한 데 대한 깊은 반성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고, 노르웨이 아벨재단이나 미국 사이먼스재단 등에서 개도국의 수학교육과 수학을 지원하는 국제수학연맹의 각종 프로그램을 큰 규모로 지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원자 수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고, 실효성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유치경쟁국가의 비아냥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총 3608 명의 지원자 수가 발표되자 국제수학연맹에서는 “맙소사”라고 놀라움을 표시했습니다. 재정적인 이유로 참석은 힘들지만, 세계 수학의 흐름을 접해 보고 싶다는 열망은 이렇게 강했던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미 천 명 선정작업이 거의 마무리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국비 지원이 기대보다 적어지면서 난관에 처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한국 수학계가 협력하여 타개책을 찾을 것입니다.”



현재 한국 수학은 세계 수준에서 어느 정도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지요(학문적으로). 이번 대회가 향후 한국 수학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2012년의 국제 학회지 논문 출판 기록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11위였습니다. 물론 이 숫자는 착시 효과도 만듭니다. 세계적인 주요 수학 업적이 나오곤 하는 이스라엘은 인구가 적은 탓에 20위였는데, 11위인 한국의 수학 수준이 20위인 이스라엘보다 높다고 말하기는 힘들죠.

 그러니까, 현대 수학의 주요 업적이 출현하고 있는가, 세계 수학의 발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2000년대 이후에 국내에서 이런 질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특히 서울대회가 한국 수학의 글로벌화를 비약적으로 촉진하면서 젊은 수학자들의 눈높이와 기대치가 올라가고, 고립된 연구주제보다는 세계 수학계의 주요 문제에 뛰어드는 수학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대회가 한국 수학을 질적으로 크게 성장시키고 세계 10위권으로 진입시킬 것이라고 보는 이유입니다.

 현재 정량수치로 세계 10위권 국가는 서방선진국 G8 국가들과 중국 및 스페인입니다. 그러니까 국력과 수학 수준의 상관 관계는 상당히 확실한데, 예외적인 것으로 보이는 스페인은 2006년 세계수학자대회를 개최하면서 그 전후로 급속도로 성장하며 10위권으로 진입했습니다. 중국도 2002년에 세계수학자대회를 개최하면서 수학 분야에 대한 국가적 투자까지 겹쳐서 역사상 초유의 속도로 성장해서 지금 정량수치로 세계 2위 국가가 되었습니다.

 단지 세계수학자대회라는 행사를 치루는게 아니라, 이를 다음 단계의 발전으로 연결하는 거시적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친절한 답변 고맙습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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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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