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2014: 발판 다지는 뇌 과학 ‘큰 걸음’ 뗄까

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을 중심으로 이공계 대학생, 대학원생, 직장인들이 참여한 과학저널리즘 동아리 ‘과감(科感)’의 몇몇 회원들이 여러 자료를 추리고 일부는 전문가 도움말을 받아 올해 과학과 기술 뉴스의 열쇳말을 미리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다양하고 수많은 영역에서 저마다 가치 있고 흥미로우며 획기적인 연구들이 샘물처럼 솟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과감 회원들이 그 중에서 눈여겨 본 굵직한 흐름 몇 가지를 토론을 거쳐 선정하고 정리했습니다. 오늘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한 편씩 이곳에 올리며, 전체 내용을 줄이고 다듬어 1월15일치 <한겨레> 지면에 실을 예정입니다.

[기획·취재] 김성은 직장인, 김정현 건국대 학부생, 김준 포스텍 학부생, 김현중 건국대 박사과정, 오철우 한겨레 기자, 이은지 서울대 석사과정, 이혜림 직장인 (가나다 순)



   00brainmap.jpg » 특정 과제를 수행할 때 피실험자의 뇌에서 활성화하거나 활성화하지 않은 영역을 서로 다른 색깔로 시각화해 식별할 수 있게 해주는 뇌 기능 지도의 일종. 출처/ NIH, http://www.nih.gov/science/brain/


연구가 이제 큰 걸음을 성큼 내딛을 만한 분위기입니다. 돌아보면 지난해는 신경과학의 큰 걸음에 앞서 발판이 마련된 한 해였습니다.


몇 가지를 꼽아봅니다. 뇌를 투명하게 처리해 신경세포를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뇌 투명화’ 기법이 동물실험 수준에서 마련되고, 사람 뇌를 머리카락의 10분의 1 두께로 얇게 잘라 만든 3차원 뇌 지도 ‘빅 브레인’이 나왔습니다. 또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껐다 켰다 조절해 기억을 제어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법이 확산했으며, 기존보다 더 높은 효율로 정확하게 유전자 조작을 할 수 있는 ‘크리스퍼(CRISPR) 시스템’이 등장했습니다. 김정훈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없던 것을 가능하게 한다기보다는 앞으로 연구를 촉진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연구 기법들은 뇌 구조의 분석과 작동 방법에 대해 전에 없던 새로운 통찰을 던져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최근 뇌과학 발전엔 엄청난 지원이 있었습니다. 유럽연합은 10년 동안 약 12억 유로를 들여 슈퍼컴퓨터로 인간 두뇌를 시뮬레이션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미국도 올해만 약 1억 달러를 쏟는 ‘브레인 계획’을 선포해, ‘거대 뇌과학의 시대’가 새해에 본격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 전문매체의 전망과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연구과제 공모 공고 등을 종합하면, 올해 뇌 과학 분야에선 유전자나 분자·세포 수준을 넘어 여러 신경세포로 구성된 신경회로 연구, 신경망에서 얻는 엄청난 정보를 기록하고 통합하는 기법, 신경세포 활성과 행동의 연결 분석, 신경회로 조작, 해상도 높은 뇌 구조 지도 등이 중요한 열쇳말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훈 교수는 이제 “뇌의 해부학적 이해를 넘어 그 기능에 관한 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그 목표라고 말합니다.


100조 개의 신경세포와 10경 개의 뉴런 간 연결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새해에도 이어질 세계 각지의 연구경쟁 속에서 사람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더 알 수 있게 될까요?


뇌 연구 못지 않게 생명과학계에서는, 역분화 줄기세포(iPSc)의 임상시험과 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사기관(organoid) 생성, 에이즈 바이러스(HIV) 치료법 개발, 장내미생물의 공생 등에 관한 연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한 자료]



Breakthrough of the Year 2013

http://news.sciencemag.org/breakthrough-of-the-year-2013


RIKEN BRAIN SCIENCE INSTITUTE SUMMER PROGRAM 2014 “Disentangling Mental Disorders: from Genes to Circuits”

http://www.brain.riken.jp/en/summer/next.html


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BRAIN) Initiative

http://www.nih.gov/science/brain/why.htm


Funding Opportunities

http://www.nih.gov/science/brain/funding.htm


Advisory Committee to the Director,

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BRAIN) Working Group

http://www.nih.gov/science/brain/


1조7000억원 규모‘ 인간뇌 프로젝트’ 주력연구 선정 -유럽위원회

http://scienceon.hani.co.kr/free/79561


뇌지도 작성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


거대 신경과학의 경향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37246&cont_cd=GT 


2013년 Nature에 실린 과학뉴스 총결산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3880&cont_cd=GT


‘투명해진 뇌’, 온전한 속을 드러내다

http://scienceon.hani.co.kr/93348


최고 해상도의 3D 뇌 지도 ‘빅브레인’ 공개

http://scienceon.hani.co.kr/110089


진짜 같은 가짜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동물실험

http://scienceon.hani.co.kr/114991


줄기세포로 인간뇌 닮은 ‘미니 뇌’ 조직 만들어

http://scienceon.hani.co.kr/119662


‘3세대 유전자 가위’ 주목, 새로운 게놈편집 기법으로 떠올라

http://scienceon.hani.co.kr/142544


김준 포스텍 학부생, '과감' 회원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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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대학원생(석사과정)
“먹고 살 걱정 하는 세상을 넘어, 놀고 즐길 수 있는 세상으로.” 포스텍에서 학부를 졸업하고서 2015년부터 서울대 생명과학부에서 생명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학을 즐기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열정과 기쁨을 다른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을 지향합니다.
이메일 : ecologicalj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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