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 이용해 식중독균·질병표지 검출” 아이디어 반짝 연구

포항공대 전상민 교수 연구팀 잇따라 발표

항체, 나노입자, 영구자석, pH용지등 이용

“맨눈으로 확인, 간편-저렴 적정기술 기대”


00salmonella.jpg » 식중독 균 살모넬라. 출처/ Wikimedia Commons


체를 붙인 자성 나노입자를 이용해 식중독 박테리아나 심장병 관련 단백질 같은 미량의 물질을 간편하게 검출해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한 연구실에서 잇따라 발표됐다.


전상민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식중독 균에 달라붙는 항체를 자성 나노입자에 붙인 뒤에 이를 이용해 식중독 균의 유무를 30분 안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과학저널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에 발표했다. 자성 물질로는 자성을 띠는 산화철금 나노입자(Fe3O4) 클러스터를 사용했다.


전 교수의 설명을 들으면, 연구팀은 항체 붙인 자성 나노입자를 식중독 균인 살모넬라가 들어 있을 우유에다 넣어 식중독 균에 항체 접합 나노입자들이 달라붙도록 했다. 다음에 피펫으로 이 용액을 먼저 빨아들이고서 이어 여과 기능을 하는 고분자 용액(폴리에틸렌글리콜)을 빨아들여, 피펫 안에다 이중 용액층을 만들었다. 이제 이 피펫을 영구자석 위에 세워둔다. 10분가량 지나면 식중독 균과 결합한 자성 나노입자들만이 자석에 끌려 피펫 아래 쪽으로 모여든다.


전 교수는 “식중독 균과 결합하지 않은 자성 나노입자들도 자석에 끌리겠지만, 식중독 균에 수십개씩 달라붙은 자성 나노입자들만이 고분자 용액을 통과해 피펫 아래쪽에 모이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들이 좁은 피펫 끝에 농축되기 때문에 1밀리리터당 100마리 정도의 낮은 농도로도 살모넬라균을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00nanodetection1.jpg » 식중독 균의 농도에 따라 검출되는 모습을 나타낸 그림. 식중독균을 넣은 우유를 넣고 자석으로 검출한 모습으로 피펫 하단부에 산화철이 모인 것으로 식중독 균을 검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왼쪽부터 농도가 진해짐). 글그림/ 포스텍

이 장치의 장점은 복잡한 장치 없이 세균을 검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 교수는 “항체나 자성 나노입자 기술이 이미 있지만 이렇게 항체에 결합한 미량의 물질을 분리해내는 데에는 그동안 많은 비용의 장치들이 사용됐는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별다른 장치 없이도 간편하고 경제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에는 미리 준비한 항체 접합 자성 나노입자와 고분자용액, 피펫, 영구자석이 사용됐다.


포스텍은 보도자료에서 “아무런 전기적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비용도 저렴하다는 점에서 식중독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날 뿐 아니라 수질오염이 심각한 저개발국가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적정기술로도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심장병 표지 단백질 농도를 pH검출지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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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심장병 관련 단백질을 검출하는 간편한 기법도 비슷한 원리를 이용해 개발했다. 전 교수팀은 심장병을 미리 진단할 수 있는 단백질(트로포닌, troponin I)에 달라붙는 항체 접합 자성 나노입자를 만든 다음에, 이를 이용해 이 단백질의 농도를 산도(pH) 검출지로 확인할 수 있는 간편한 기법을 개발해 같은 학술지에 발표했다. 여기에서도 산화철(Fe3O4) 자성 나노입자가 사용됐다.


전 교수의 설명을 들으면(아래 그림 참조),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항체 접합 나노입자(MNCs)를 시료인 혈액 안에 넣어 심장병 표지 물질인 트로포닌 단백질과 결합하게 한 다음에, 마찬가지로 영구자석으로 끌어당겨 자성 나노입자들을 한 곳에 모이게 했다. 물론 여기에는 단백질과 결합한 자성 나노입자와 그렇지 않은 자성 나노입자들이 함께 섞여 있게 된다. 그러니 이제 둘을 분리해야 한다.

00nanodetection2.jpg » 항체와 자성 나노입자를 이용해 심장병 표지물질을 검출하는 과정. 출처/ Analytical Chemistry

둘을 분리하기 위해 연구팀은 독특한 기능의 효소(AchE)가 달린 새로운 항체를 여기에 집어넣어 트로포닌 단백질에 달라붙게 했다(새로 투입된 효소는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이란 용액을 분해해 아세틴 산을 만드는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다시 영구자석을 대어, 자성 나노입자들을 끌어당겨 한 곳에 모았다. 그러면 다시 한곳에 모인 것들은 '효소-항체-단백질-나노입자'와 '아무 것도 붙지 않은 나노입자', 이렇게 두 종류가 된다. 이제 둘을 구분해 심장병 표지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다 아세틸콜린 용액을 섞으면 어떻게 될까? 새로 투입된 효소는 아세틸콜린 용액을 분해해 아세틴산을 만들어낸다. 심장병 표지 단백질 농도가 높다면 당연히 많은 효소가 달라붙어 있을 테고, 그렇다면 역시 효소의 작용으로 더 많은 아세틴 산을 만들 것이다. 전 교수는 “심장병 표지 단백질이 많다면 산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산도의 변화를 맨눈으로 pH 검출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런 원리를 이용하면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손쉽게 검출할 수 있는 간편하고도 경제적인 기법을 응용해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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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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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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