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개 광자, 전자, 원자를 정보단위로 다루기…극한의 기초연구들

유럽 물리학자들, 단일 입자 다루는 새로운 기법들 선보여


00singleatom2.jpg » 독일 물리학자들이 자성을 띠는 낱개의 홀뮴 원자(방울 모양)에 10분가량 정보를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 주사터널링현미경 영상. 출처/ KIT/T. Miyamachi


보를 담거나 처리하는 단위로서 단 하나의 광자, 전자, 원자를 활용하려는 극한의 기초연구 성과들이 계속되고 있다. 여러 성과 중에서 최근에 주요 과학저널에 잇따라 발표된 눈에 띄는 연구 셋을 짧게 소개한다.


에너지 영향 없이 낱개 광자 관측하다

광자의 에너지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단 하나의 광자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연구팀이 과학저널 <사이언스> 온라인판에서 보고했다. 전에도 낱개 광자를 검출하는 실험은 있었지만 마이크로파 영역의 광자를 관측하거나 관측 과정에서 광자 에너지에 영향을 주었는데, 이 실험연구에선 가시광선 광자를 대상으로 그 에너지를 그대로 유지하는 이른바 ‘비파괴 측정’ 기법으로 관측했다. <네이처> 뉴스 보도를 보면, 연구팀은 작은 반사거울과 그 사이의 빈 공간으로 이뤄진 독특한 미시장치를 이용했다. 이 빈 공간에다 원자를 가두고서, 양자 상태의 성질을 지닌 원자와 광자의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변화를 관측함으로써 광자의 존재를 관측할 수 있었다고 한다.

관측 과정에 광자 에너지가 흡수되는 것을 피하면서도 광자의 존재를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은 정보를 담는 단위로 광자를 활용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비파괴 방식의 단일 광자 측정 기법이 낱개 광자를 사용해 정보를 주고받는 양자 네트워크 연구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자성 원자 낱개의 상태를 제어하다

독일 칼스루헤공대(KIT) 물리학자들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극저온 실험에서 자성을 띤 원자 낱개들을 정보 저장 단위로 삼아 그 상태를 몇 분 동안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했다(맨위 영상). 낱개 원자를 단위로 삼아 정보를 저장하기는 매우 어려운데, 이번 실험은 기존 연구에 비해 정보 저장 시간을 10억 배 넘개 늘린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통상 컴퓨터의 하드 드라이브는 낱개 원자 단위가 아니라 수백만 개 원자들을 단위로 삼아 이들의 집합적 자성의 방향으로 0과 1의 디지털 정보를 저장한다.

연구팀은 백금 표면에 홀뮴 원자들을 배치하고서 원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최소화했다. 연구팀은 절대온도 0도에 가까운 극저온 상태에서 백금 원자들 사이에 낀 홀뮴 원자들한테는 전자를 얻거나 잃는 특성이 크게 줄어들어 평균 10분 동안 자성의 세기와 방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2000만 분의 1초였다고 한다(참조: 뉴스 보도). 다음은 칼스루헤공대 보도자료에 실린 일부다.

"'단 하나의 원자로 만드는 1비트.' 우리는 미래의 데이터 자기메모리를 이런 설계 원리를 좇아 만들려고 한다. 현재는 하나의 자기 비트를 안정화하는 데 수백만 개 원자들의 집합이 필요하며 이런 방식으로 하드디스크 데이터는 수년 동안 안전하게 유지된다. 그렇지만 칼스루헤공대 연구자들은 이제 단일 원자 비트를 향해 막 큰 발걸음을 내닫었다. 이들은 백금 표면에 단일 원자를 고정했으며 자기스핀은 10분 동안 자기스핀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낱개 전자를 회로에 흘리다

프랑스와 스위스 연구팀이 나노미터 수준의 전자회로에서 다른 전자 신호와 섞이지 않은 채 낱개 단위로 전자 신호를 흘려보내는 데 성공해 그 성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들은 회로의 ‘전자 바다’에서 한 번에 단 하나의 전자만을 들뜨게 해 전자파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단일 전자를 들뜨게 해 회로에 흘리는 기술의 가능성은 1996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레오니드 레비토프(Leonid Levitov)가 처음 제시했는데, 이번 실험은 17년 만에 그 예측을 구현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렇게 생성되는 전자는 레비톤(leviton)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연구팀은 한 번에 낱개의 전자파를 다른 전자 신호와 섞이지 않게 하면서 회로에 흘리는 이런 기술이 양자 정보를 실어나르는 데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참조: 뉴스 보도 / 보도자료)

00singleelectron.jpg » 한 번에 단 하나의 전자를 들뜨게 하는 작은 파장들(그림에서 돌출 부분들)은 미래 양자 컴퓨터의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기대했다. 출처/ Nanoelectronics SPEC CEA Saclay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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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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