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첫 게놈지도 작성..."근력·육식 유전자 확인"

게놈연구소·테라젠 등 한중러 공동연구팀 논문발표

“호랑이와 고양이의 게놈 ‘구조’ 높은 유사성 보여”

백호랑이, 사자, 백사자, 설표범 게놈도 함께 분석


00tiger1.jpg » 호랑이의 강한 육식 습성을 보여주는 유전자가 한국과 중국·러시아 공동연구팀의 호랑이 게놈 지도에서 확인됐다. 사진은 아무르호랑이의 모습. 출처/ Wikimedia Commons


“흥미로운 건 호랑이가 아주 강한 육식성을 갖고 있다는 게 유전자 차원에서 밝혀졌다는 겁니다. 오로지 고기만 먹는 습성이 어떤 대사 차이를 불러일으키는지 여러 후속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호랑이의 유전체(게놈) 지도를 작성한 국제 공동연구팀의 박종화 게놈연구재단 연구소장(생명정보학)은 “호랑이 게놈에선 호랑이에서 특히 발달한 후각·근력과 관련한 유전자도 함께 찾아냈다”며 이렇게 말했다.


호랑이 게놈 지도가 한국 연구자들이 주도한 연구팀에 의해 처음 완성됐다. 한국과 중국·러시아 연구자 50여 명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호랑이, 사자, 설표범, 백사자 등 대형 고양이과 동물의 게놈 염기서열을 해독하고 분석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7일치에 발표했다("호랑이 게놈, 그리고 사자·설표범 게놈과 비교분석"). 한국 쪽 책임저자인 박 소장은 “이번 호랑이 게놈 지도는 국내 에버랜드 동물원의 아무르호랑이(한국·시베리아 호랑이)인 ‘태극’의 것으로 작성했기에, 앞으로 ‘태극’의 게놈 지도가 호랑이 게놈 연구의 사실상 ‘참조표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랑이 게놈 분석에 10억 원가량의 비용이 들어갔다. 


☞ 아무르호랑이

시베리아호랑이, 한국호랑이, 백두산호랑이, 만주호랑이 등으로도 불린다. 시베리아호랑이라고 불리지만, 사실 이 호랑이들이 사는 지역이 시베리아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호랑이 중에서 가장 크며, 몸길이 수컷 3.2∼4m, 암컷 2∼2.8m, 몸무게 수컷 250∼330kg, 암컷 180∼250kg이다. 같은 무늬를 가진 호랑이는 없으며 한 호랑이 안에서도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줄무늬가 각각 다르다. 털빛깔은 황갈색이고 여름에는 다소 짙어지나 대체로 남방계 아종보다 엷으며, 몸 아래쪽의 흰 부분이 보다 넓다. 1900년 무렵에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만주와 몽골 북부, 러시아 극동지방에 걸쳐 분포했다. 남한에서는 일제 강점기에 이루어진 무차별 포획으로 1920년대 이후 살아 있는 호랑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의 경우 현재 몇 마리가 서식한 것으로 보여졌으나 남한에서는 거의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한글판 위키피디아 ‘시베리아호랑이’에서 발췌)


놈 분석에선 고양이과 동물의 몇 가지 특징이 유전자로 확인됐다. 호랑이 게놈에선 2만226개 유전자가 발견됐으며 이 유전자를 고양이, 인간, 개, 쥐, 판다 같은 다른 동물의 유전자와 비교해보니 몇가지 유전자에서 특별히 진화를 이뤄온 것으로 분석됐다. 제1저자인 조윤성 연구원(게놈연구재단)은 “그 중 하나는 냄새 수용체가 유달리 발달했으며, 호랑이의 절대적 육식 습성을 보여주는 단백질 소화 관련 유전자도 발달되어 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속도와 유연성의 사냥 실력을 보여주는 근육·에너지와 관련한 유전자도 선택적으로 발달한 점이 눈에 띄었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유전체에서 유전자가 배열된 ‘구조’를 비교하니, 호랑이와 고양이는 아주 비슷한 구조를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호랑이와 고양이의 게놈 구조 유사도는 98.3%나 되는 것으로 측정됐으며 유전자로는 98.8%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98%’가량의 수치는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 유사성과 비슷한 수준이다. 호랑이와 고양이의 종 분화는 800만~1100만년 전쯤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소장은 “진화 과정에선 흔히 게놈 구조가 먼저 변하고 그다음에 염기서열 변이가 나타나는데, 게놈 구조 유사도가 비슷한 진화 시간을 거쳐온 사람과 오랑우탄보다 호랑이와 고양이 사이에서 더 높게 나타난 것도 흥미로운 결과”라며 “같은 포유류라도 (진화 과정에서) 게놈의 변화 양상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설표범 ‘고산적응 유전자’, 백사자 ‘흰털 유전자’도

Bhak_Jo.jpg » 50여 명이 참여한 국제연구팀 논문에서 한국쪽 책임저자인 박종화 소장(왼족)과 제1저자인 조윤성 연구원. 이밖에 이번 분석에서는 함께 비교 분석의 대상이 된 설표범과 백사자 등에서도 흥미로운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먼저 해발 3350~6700 미터의 중앙아시아 고산지대에서 사는 설표범에서는 고산지대에서 발병하는 저산소증 관련 유전자)가 독특한 돌연변이를 이루고 있음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저산소 환경 적응과 관련된 이 돌연변이가 다른 14마리 설표범에서도 보존돼 있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백사자 게놈에선 흰 털의 형질이 멜라닌의 형성과 관련한 유전자의 돌연변이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지난 5월 중국베이징대학 연구자가 주도한 국제 연구팀의 <커런트 바이올로지> 논문에서는 이번 연구팀이 제공한 호랑이 게놈 데이터를 활용해 백호랑이의 수송단백질 유전자(SLC45A2)에 돌연변이가 생겨 흰색 털에 검은색 줄무늬를 지니게 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뉴스).


생 호랑이는 현재 3000~4000마리만이 생존하는 멸종위기 동물이며, 유전적으로는 9종(아종)으로 분류되지만 4종은 멸종한 상태이며 5종이 멸종위기로 분류돼 있다. 그 하나인 아무르호랑이는 몸 크기가 가장 크며 1900년 무렵만 해도 만주와 러시아 등지를 비롯해 한반도에도 분포했다.


50여 명 공동저자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내 테라젠바이오연구소와 게놈연구재단 연구소가 주도하고 중국·러시아 연구진이 다수 참여했으며, 국내 기관으로 서울대, 숭실대, 그리고 에버랜드 동물원이 참여했다. 제1저자는 게놈연구재단 연구소의 조윤성 연구원이며, 책임저자는 한국(박종화)과 중국(왕준), 러시아(스티븐 오브라이언)에서 3명이 공동으로 맡았다. 2010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3년 동안 진행됐으며 본격적인 염기서열 해독과 분석은 1년가량 진행됐다. 모두 650기가바이트가량의 염기서열 데이터를 다룬 이 분석 작업에는 고성능 슈퍼컴퓨터와 여러 해석 소프트웨어들이 사용됐다.


논문 초록(번역)

 

호랑이와 그 가까운 종인 표범속(Panthera)은 세계에서 가장 큰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의 일부이다. 이번에 우리는 새로이 백호 벵갈 호랑이, 아프리카 사자, 흰 아프리카 사자, 그리고 설표범(snow leopard)의 유전체 염기서열뿐 아니라 아무르 호랑이 전체 게놈 염기서열을 조립(assembly)해 보고한다. 유전체 비교 분석을 통하여, 우리는 큰 고양이과 동물(big cats)의 초육식성(hypercarnivorous) 식습관과 강력한 근육 유지와 일치하는 분자적 적응을 보여줄 만한 유전적 특이 염기서열(signature)을 찾아냈다. 우리는 애엽표에만 나타나는 유전적 결정인자가 EGLN1 (Met39>Lys39)에 있음을 보고한다. 그 결정인자는 고산지대 환경에 대한 적응과 연관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또한 흰 사자의 표피 색깔에 원인이 될 만한 TYR260G4A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호랑이와 고양이 게놈들은 비슷한 반복 구성과 상당히 보존된 synteny[같은 염색분체에 여러 개 유전자가 얹혀 있는 일 -사이언스온]을 보여준다. 다섯 종의 큰 고양이들에서 나온 유전체 자료는 아주 가깝지만 서로 구분되는 종들에서 자명하게 나타나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표현형을 결정하는 데 값진 자원이 된다.(논문 초록에서)


다음은 이번 논문의 한국쪽 책임저자인 박종화 소장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다듬은 것이다.

bigcats.jpg » 이번 연구에서 게놈 비교 분석의 대상이 된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 사진/ 에버랜드 동물원 제공



■ 논문 저자한테 듣는다
박종화 게놈연구재단 연구소장 일문일답




000Q.jpg 이번 연구는 언제 시작해 몇 년 걸린 것인지요? 또 이번 연구가 다룬 데이터 양은 어느 정도이고 그 엄청난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컴퓨팅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000A.jpg “2010년 본격 시작해 3년 정도 걸렸습니다. 실제 해독과 분석을 하는 데엔 약 12개월 걸렸고요. 이번에 생산한 게놈의 총량은 대충 따져서 650 기가바이트 정도입니다. 그 중에서 약 300 기가바이트가 [에버랜드 동물원에 있는 아무르호랑이인] ‘태극’이(위 사진에서 왼쪽위) 한 마리에서 나왔습니다. 태극이의 게놈을 솝데노보(soapdenovo)라는 공개 프로그램으로 기계적으로 조립한 것은 우리와 함께 일한 중국 베이징게놈연구소(BGI)에서 일단 기초 자료로 만들었습니다(약 두 달). 보통 메모리가 큰 슈퍼컴퓨터를 돌려야하는데, 테라젠에서 2010-2011년에는 그런 메모리 용량을 가진 컴퓨터가 없었습니다(최근에 한 대 구입). 그런 기계적인 구성이 끝나면 그 다음부터 그 ‘어셈블리’(이렇게 부릅니다)에다가, 다른 호랑이, 사자, 표범, 사람, 소, 말, 개, 돼지, 쥐 등등의 게놈 데이터를 계속 이리저리 붙여보고, 비교하는 고급 분석 컴퓨팅 작업을 거의 3개월 정도 돌렸습니다. 이때 매우 다양한 유전자 및 단백질의 데이터베이스에다 비교하는 작업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연구원들이 내부에서 프로그램을 계속 짜면서 돌렸습니다. 이 과정에 우리가 보고한 모든 유전자나 변이들을 계속 발굴하고 처리를 하는 전산작업이 들어갔습니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쓴 컴퓨팅 용량은 수 억 원에서 수십억 원짜리 컴퓨터를 대충 반 년 간 사용한 수준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왜 호랑이 게놈을 연구하게 되었는지요?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호랑이가 멸종동물 보전의 상징성이 가장 큰 동물이고요. 둘째는 호랑이가 한국을 상징하는 가장 대표성을 가진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호랑이와 고양이의 게놈 구조가 유사하다고 했는데, ‘게놈이 유사하다’는 것과 ‘게놈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은 다른 것인지요? “유사한 반복서열의 구조”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synteny”는 처음 보는 용어도 등장하고요. 논문에서는 이를 이용한 분석 방법이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거라는 표현도 나오는데요.

“예, [‘게놈이 유사하다’는 것과 ‘게놈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게놈은 염기서열의 변이가 서로 다르기도 하고(SNP), 그런 서열들의 배열이 ‘구조적’으로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게놈 구조가 먼저 바뀌고 그 다음이 서열 자체의 변이가 나타납니다. 반복서열 구조란 말을 쓴 것은, 반복서열들이 얼마나 많고 적고, 어느 게놈 지역에 많고 적다고 말할 때 ‘구조’라는 말을 영어에서 쓰기 때문입니다. “synteny”는 게놈 내에서, 같은 서열들(서열 조각들)의 순서나 반복 정도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면 고양이 게놈에서 유전자 세트가 ‘A B C D E’라고 할 때, 호랑이 게놈과 ‘신테니’가 같으면, 호랑이도 ‘A B C D E’로 나타나야 합니다. 여기에서 A는 하나의 DNA 서열 조각이고 A가 단백질을 만드는 DNA이면 이것을 유전자(gene)라 합니다. 물론 신테니가 다를 경우, ‘A B C C C D E’  혹은 ‘B A C D E’처럼 구조가 다른 게 있을 수 있습니다.


사자나 표범보다도 고양이의 게놈 구조가 호랑이의 게놈 구조와 유사하다는 게 흥미롭기도 한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랑우탄은 (게놈 데이터를 비교해 계산해볼 때, 진화 계통에서) 사람과 800만 년 떨어졌다고 밝히는 논문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처음으로 고양이와 호랑이 게놈을 서로 비교 계산하니, 약 1000만 년에서 800만 년 정도 사이에서 종 분화를 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것은 오랑우탄과 사람 사이 만큼이나 고양이와 호랑이가 떨어져 있다는 것인데, 예상밖으로 신테니나 게놈 구조는 매우 비슷했습니다(호랑이과 고양이는 염색체 수도 같고요). 오랑우탄은 800만 년 떨어져 있으면서 게놈 구조가 많이 다릅니다. 이 말은 서열의 변이 정도로는 두 세트가 비슷한 진화 거리를 가지지만, 게놈의 전체 구성(구조)는 고양이과 호랑이 사이에 매우 많이 보존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학문적으로 이것은 약간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같은 포유류라도 동물 종에 따라 게놈(유전체)이 변화하는 양상이 다를수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얘기하는 ‘게놈 전장’을 다 해독한 것은 아닌지요? 논문에 DNA 조각을 조립했다는 표현도 나오는데요.

“설명이 긴데요. 전장 게놈을 해독했다고 할 때는 보통 사람의 경우처럼 '리시퀀싱(re-sequencing)을 했다'고 하고, 이것은 단순히 수십억 개의 DNA 조각들을 해독기로 읽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전장 게놈을 해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 거의 100% 이미 참조표준 데이터가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2008년 최초 한국인 전장 게놈 김성진 박사의 게놈울 우리가 해독했을 때, 그 조각들을 백인의 것에 붙여서 백인 게놈 구조에 한국인 DNA 조각 수십/수백억 개를 붙였던 것입니다. 우리가 분석한 사자, 표범, 백호, 백사자들은 이런 식으로 해독/분석을 했습니다. 그 분석의 참조표준을 바로 ‘태극’ 호랑이의 것으로 쓴 것이죠.

 태극 호랑이의 게놈은 그냥 전장 게놈을 해독한 게 아니라, 그 모든 조각들을 순서에 맞게 서로 이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인간의 기술로, 이런 조각들을 완벽하게는 못 만듭니다(현재 인간 것도 아마 95% 정도만 순서를 정확하게 조립(assembly)했을 겁니다). 태극이는 이런 순서를 엮는 과정을 컴퓨터로 공개된 조립 프로그램을 써서 이은 것입니다. 그렇게 이어도, 모든 게놈상의 염색체들이 완벽하게 한 개의 큰 조각으로 안 됩니다. 그래서 그 성공도를 계산하는 법이 있는데, 그것이 N50라는 것이고, 우리 호랑이의 경우, N50(중간 위치에 있는 평균적 길이)이 거의 900만이 됩니다. 이것은 매우 긴 것입니다. 200 혹은 300 염기 짜리 DNA 조각 수백억 개를 서로 이어서, 이 정도로 길게 만드는 것은 옛날에는 생각하기 어려웠죠. 그리고, 이런 게 900만 개 길이나 되는 것들이 평균적으로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 게놈을 표준으로 써서, 유전자의 변이나, 구조변이를 찾는 데 매우 쓸모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정도면, 아주 쓸모가 있습니다(특히 새로운 종을 연구할 때).


사자, 백사자, 설표범, 백호랑이에 대해서도 아무르호랑이 수준의 정밀도로 게놈 해독이 이뤄진 것인지요?

“아뇨. 아무르호랑이 한 마리만 (앞에서 말한 방식으로) 조립을 했고, 나머지는 일반적인 전장 게놈 해독을 한 것입니다. (돈도 약 2000만 원, 한 마리당). 태극이는 거의 10억 원 정도의 각종 비용이 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형 고양이과 동물들을 이렇게 다양한 종 차원에서 종간 비교분석을 했는데요, 이들의 게놈 연구를 오래 해온 연구자로서, 결국에 이런 고양이 종들에서 다른 동물들과 다른 흥미로운 점을 발견한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가장 흥미로운 것은 고양이과가 육식성이 아주 강한 것임을 유전적으로도 보였다는 것입니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육식성이 강한 동물이 고양이과 동물일 겁니다. 곰도 잡식이고, 개도 잡식이고…, 하이에나는 고양이에게 좀 가깝습니다. 그래도 아마 고양이과보다는 육식성이 낮게 나올 겁니다. 그러면 오로지 고기만을 먹는 것이 대사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래서 질병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 앞으로 여러 가지 많은 파생 연구 논문들이 나올 겁니다. 두 번째는 후각이 매우 발달한 것 같다는 것이고요. 또 다른 것은 근육 관련 유전 변이가 농축되어 있어서, 역시 사냥에 필요한 민첩하고 강한 (포식자의) 근육 등이 발달되었다는 것입니다.”


호랑이의 정밀한 게놈 지도로는 최초로 작성된 것이라고 평가되는데, 이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요? 종 다양성 보존, 호랑이 종 연구 등 관련해서.
“간단하게 말하면, 앞으로 모든 호랑이는 우리 호랑이 게놈으로 비교하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호랑이들의 족보를 이 호랑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죠. 마치 휴대폰의 표준을 삼성이 만들면 그것을 누구나 쓴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종 다양성도 이제는 정확하게 측정이 되고, 호랑이의 질병, 특징 등 많은 연구가 되는 기초를 만든 것입니다. 특히, 야생 생물 보존의 가장 큰 상징인 호랑이의 종 보존에 쓰이는 상징성이 커서 다른 종 보존에도 도움이 될것이라 추측됩니다.”


이번 연구로 다 해결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면? 또한 앞으로 있을 후속연구는 어떤 게 있을런지요.

“이번에 재규어, 퓨마 등 아메리카 지역의 대형 고양이과 동물들이 빠져서 그것들을 분석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든 고양이과 동물의 게놈을 한국이 다 해독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죠. (정부에서 좀 이런 데 지원을 해주었으면 하는 기대도 있고요.)”


게놈 분야, 생물정보학 분야에서 오래 연구해오셨는데, 현재 게놈 연구의 수준 또는 분위기를 총평해주신다면?

“우리나라 게놈 연구나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에서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양적으로 그런 그룹이 매우 적습니다. 그래도 최근에 테라젠, 게놈연구재단, 디엔에이링크(DNAlink) 같은 기관들이 게놈 연구를 많이 하고, 다른 나라에 비해 활성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08년 한국인 전장 게놈 지도(비록 백인에 비교해 만든 거지만) 등이 영향을 많이 주었고요. 분위기는 다부처 유전체 연구비가 내년에 나오게 되어서 지원 차원에선 좋습니다. 이제 막 게놈 분야가 제대로 탄력을 받는 느낌이 옵니다. 생명정보학 쪽으로는 수적으로 더 열세이고요. 저는 한국이 게놈 쪽으로 점점 경쟁력이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천기술 쪽으로 아직 모자랍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 이 기사는 엠바고 약속에 따라 18일 오전 6시에 게재되었습니다.

기록에 남아 있는 17일 오후 3시48분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기사 파일을 생성한 시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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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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