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거대화산 맞먹는 지구 최대 화산 발견"

북서 태평양 해저에 650km 폭의 초대형 단일화산 구조

탄성파와 시추시료 분석 "단일 중심에서 용암 흘러내려"


00tamumassif1.jpg » 거대 화산 구조를 이룬 태평양 해저 '타무 단층지괴'를 3차원으로 구현한 그림. 출처/ 휴스턴대학


“우리는 몰랐지만 존재하고 있던 거대한 고래 신종을 발견한 것과 같다."(<더 버지(The Verge>)

화성 행성에 있는 태양계 최대의 거대 화산에 비견할 만한 거대한 단일 화산이 지구의 태평양 해저에도 존재한다고 과학자들이 보고했다. 화성엔 폭 625 킬로미터의 거대 화산 '올림푸스 몬스(Olympus Mons)'가 있다면, 지구엔 태평양 해저 고원에 길게 퍼져 폭 650 킬로미터를 이루는 거대 화산이 있다는 것이다. 너무도 거대해, 너무나 깊은 곳에 숨어서 이토록 큰 화산 구조는 이제야 발견된 걸까. 한편에선 이런 거대 구조가 “단일 화산의 분출로 형성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신중한 해석도 나온다.


미국 휴스턴대학 윌리엄 세이저(William Sager) 교수가 이끈 미국·영국·일본 협력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ioscience)>에 낸 최근 논문에서 태평양 해저 ‘샤츠키 고원(Shatsky Rise)’을 이루는 3대 산맥 중 하나인 '타무 단층지괴(Tamu Massif, 斷層地塊)'가 단일 화산의 용암 분출로 형성된 구조임이 탄성파 조사와 암석 시료 분석 등에서 밝혀졌다고 보고했다. 1억4000만 년 전쯤에 형성됐으며 당시의 거대한 화산 분출 이후에 휴화산이 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과학저널 <네이처>의 뉴스 보도를 보면, 타무 단층지괴 지역이 용암으로 이뤄져 있음은 이미 알려져 왔으나, 그것이 하와이 섬처럼 여러 화산들에서 분출된 용암이 한 곳에 모여 쌓이면서 형성된 것으로 여겨져 왔다고 한다.

00tamumassif2.jpg » 연구자들이 태평양 해저 지층에서 얻은 시추 암석 시료를 다루고 있다. 출처/ 휴스턴대학 보도자료

연구팀은 해저 탄성파 조사와 시추한 암석 시료를 분석해 이곳이 단일 화산 구조라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2010년과 2012년 타무 단층지괴가 있는 태평양 해상에서 연구선을 타고서 탄성파를 쏜 뒤 심해와 해저지괴를 뚫고 들어갔다가 되돌아오는 탄성파 데이터를 수집하는 조사 작업을 벌였다. 그렇게 얻은 탄성파 자료는 해저 지층의 내부 구조를 보여주는 좋은 분석 도구가 됐다. 이와 함께 국제 공동 해양 시추 프로그램(IODP)을 통해 2009년 이 지역 일대에서 얻은 시추 암석 시료들을 분석했다. 이런 조사와 분석의 결과에서 얻은 연구팀의 결론은 '용암의 모든 흐름이 한 화산의 정점에서 흘러 내린 것이고, 이는 곧 단일한 마그마 분출구가 존재함을 의미한다'는 것이었다.


00tamumassif4.jpg » 거대 단일 화산 구조(타무 단층지괴)가 발견된 북서 태평양 해저의 샤츠키 고원(Shatsky Rise, 네모 표시). 일본에서 동쪽으로 1500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출처/ Ocean Drilling Program 연구자들은 미국 언론 <더 버지(The Verge>와 한 인터뷰에서 “그동안 우리는 마그마 분출지점이 여러 개 다른 곳에 있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 "(이번 연구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고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거대한 단일 화산 구조는 태양계를 통틀어 보더라도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에서 가장 큰 화산으로 알려진 화성의 올림푸스 몬스와도 비견할 만한 정도라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화성의 올림푸스 몬스는 폭이 625 킬로미터에 달하며 높이는 20 킬로미터가 훨씬 넘는 엄청난 규모다. 이에 견주어 태평양 해저의 타무는 높이로 따져 화성 화산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4 킬로미터이지만, 폭은 650 킬로미터나 달한다. 휴스턴대학의 보도자료를 보면, 면적으로 따질 때 화성의 올림푸스 몬스는 태평양의 타무보다 25 퍼센트 정도밖에 더 크지 않다고 한다. 높이는 타무의 2배가량 되는 하와이 화산 '마우나로아(Mauna Loa)'도 면적만으로 따지면 타무의 2 퍼센트에 불과하다.

00tamuOlympusMons.jpg » 태양계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에서 가장 큰 화산 구조인 화성의 '올림푸스 몬스'. 미국항공우주국의 우주탐사선 '바이킹 호'가 촬영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너무 거대한 구조인 만큼, 과연 이 구조가 단일 화산의 분출로 생성됐을지에 대해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는 신중한 반응도 있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타무 단층지괴의 모든 것이 단일한 마그마 분출로 형성되지는 않았을 수 있다는 다른 지질학자의 시각을 전했다. 신중론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쓰인 탄성파가 닿은 곳보다 훨씬 더 깊은 곳에 여러 개의 다른 분출 중심들이 있을 수 있고 거기에서 용암이 분출되어 거대한 산 구조를 형성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논문 초록(번역)]



“대부분 대양 해저대지(plateaux)는 거대한 현무암질 화산들이다. 그러나 이런 화산들의 구조,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분출하며 진화하는지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 화산들이 대양 아래에 너무 멀리 잠겨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는 다채널의 탄성파 자료(seismic profiles)와 국제공동 해양시추 프로그램(Integrated Ocean Drilling Program)의 시추 지역에서 얻은 암석 시료를 사용해, 북서 태평양 해저대지인 ‘샤츠키 고원(Shatsky Rise)’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구조물인 타무 마시프(Tamu Massif)의 구조를 분석했다. 우리는 타무 마시프가 거대한 단일 화산이며 그 화산 중심에서 분출된 엄청난 용암 흐름으로 구조를 이루어 드넓고 방패 같은(shield-like, 순상화산) 모양을 형성했음을 제시한다. 이 화산은 이례적으로 완만한 경사도를 지니는데, 이는 아마도 분출 용암들의 발산율(effusion rates)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타무 마시프가 지구상에서 최대 규모의 단일 화산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화산인 화성의 올림푸스 몬스(Olympus Mons)에 비견될 만한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우리 자료에는 크기나 형태 측면에서 전 대양에서 발견되는 수천 개 해저 산과 구분되는 일련의 해저 화산들이 담겨 있다.”(논문 초록에서)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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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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