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동물 관리 국제인증 늘어..국내 15곳

1998년 첫 인증받은 안전성평가연구소 “5회 연속 AAALAC 인증”

병원-대학-기업 등 확산…실험동물 윤리적관리 신뢰성 인정 의미



00labanimal.jpg » 실험동물. 한겨레 자료사진(2006) 제 수준의 인도적, 윤리적 기준에 비추어 실험동물을 관리하며 사용하고 있음을 국제 기관에서 인증받는 국내 연구기관들이 최근 몇 년 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상 독성시험을 주로 하는 정부출연연구소인 안전성평가연구소(KIT)가 1998년 처음 ‘국제 실험동물 관리 인증협회(AAALAC, ‘에일락’)’의 인증을 받은 이래, 그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암센터를 비롯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과 여러 대학, 그리고 민간기업이 에일락 인증을 받았다.


11일 에일락 누리집에 공개된 자료를보면, 실험동물 관리 프로그램의 인증을 받은 세계 37개국 880여 곳 가운데 국내에서는 15곳이 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암센터, 안전성평가연구소 외에 의료기관인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대학인 가천대, 경희대, 성균관대, 연세대, 그리고 비임상 시험이나 실험동물과 관련한 기업인 녹십자, 대한바이오링크, 바이오톡스텍, 오리엔트바이오, 케몬, 코아텍(가나다 순)이 인증을 획득했다. 울산과학기술대 등도 동물실험의 에일락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일락은 "과학 연구의 질을 높이면서 동물의 인도적 처우를 증진한다"는 목적으로 실험동물의 인도적 처우 프로그램을 심사하고 평가해 국제 지침에 맞는 실험동물실험 관리와 사용을 인증해주는 국제 비영리기구이다. 에일락의 인증 기준은 미국립연구협회(NRC)가 발간한 <실험동물의 관리와 사용 지침서>(1996, 한국어 번역판 있음)를 비롯해 국제적 지침들을 준용하고 있는데, 이 지침서는 주로 실험연구에 쓰이는 척추동물에 대한 인도적, 윤리적 관리 지침을 담고 있다.


1998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에일락 인증을 받은 안전성평가연구소는 11일 "3년마다 이뤄지는 재평가에서 연속해 인증을 받았으며, 최근 다섯 번째 인증을 다시 받았다"고 밝혔다. 에일락 인증은 연구기관이 자체 평가해 제출하는 서류에 대한 심사, 그리고 현장 시찰을 통해 이뤄지는데, 안전성평가연구소 쪽은 “지난 3월 에일락 실사단이 연구소를 방문해, 동물사육 평가, 관리자 인터뷰, 운영방법 평가 등 현장 실사를 진행했으며 최근 '완전 인증' 통보를 해왔다”고 전했다. 안전성평가연구소는 쥐, 개, 원숭이 등을 대상으로 하는 비임상 분야 실험을 많이 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이 연구소의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차신우 위원장은 “인증이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실험동물을 관리하거나 실험할 때 인도적이고 윤리적인 관점에서 좋은 환경과 조건을 유지함으로써 연구기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연구 결과에 대한 과학적 신뢰성도 높아지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예컨대 쥐, 토끼, 개, 원숭이 등 실험동물한테 넓고 쾌적한 주거지를 마련해주거나, 동물마다 달리 좋아하는 놀잇감, 장난감을 찾아내 제공하며, 원숭이의 사회성을 고려해 군집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여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차 위원장은 소개했다.


한편, 동물실험 관리 프로그램의 국제 인증을 받는 국내 연구기관이 늘어나 실험동물의 인도적 처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동물실험보다는 (동물을 쓰지 않는) 대체실험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동물실험의 확산을 우려하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참조: <실험동물의 관리와 사용 지침서>의 서문 일부


...

  본 지침서의 목적은 생물의학(Biomedical science) 및 행동학 연구, 교육, 시험에 사용되는 동물에 대한 인도적 관리를 증진하는 데 있다. 가장 기본적인 목적으로서 동물의 복지, 생물의학 연구의 질적 수준, 인간과 동물에 관련된 생물학적 지식의 진보를 증대시킬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 실험 재료로 동물을 사용한 것은 과학과 의학 지식에 관한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다. 비록 과학자들이 연구, 교육, 시험을 위해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모델도 역시 발전시켜 왔지만, 이 모델들이 복합적인 인간 또는 동물의 신체를 완벽하게 모방할 수 없으며, 인간과 동물의 건강 및 복지에 있어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살아 있는 동물의 사용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 연구에서 과학적으로 타당한 대체법(alternatives), 보완법(adjunctives), 개선법(refinements)을 개발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본 지침서에서는 연구, 교육, 시험에서 사용되는 모든 척추동물(예를 들면, 전통적인 실험동물, 가축, 야생동물, 수서동물 등)을 포함하여 실험동물이라 하였다. 경우에 따라 가축에 대한 예외나 특별한 강조사항을 포함시켰다. 농업적 연구나 교육에 쓰이는 가축, 자연상태에서 연구되는 야생동물, 수서동물, 또는 연구에 사용되는 무척주동물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역점을 두고 서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본 지침서에 있는 일반적인 지침들은 이러한 동물들과 상황에도 적용될 것이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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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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