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0개월 아기도 남의 곤경에 공감 능력”

일본 연구팀, 도형들의 상황극 애니메이션 이후 '아기들의 도형 선호도' 비교분석


sympathy.jpg » 출처 / 플로스 원, http://goo.gl/GlUwn

  

'노란 네모는 피하는데 파란 동그라미는 좇아 다니며 성가시게 군다. 툭툭 치고 몸으로 눌러 찌부러뜨리기도 한다.’ 도형들이 등장하는 단순한 상황극 애니메이션이다(그림 맨위). 말 배우기 전의 갓난아기들은 이런 장면을 본 뒤에 같은 꼴의 장난감을 앞에 두고서 괴롭히는 동그라미보다 당하기만 하는 네모를 선호했다.


일본 교토대학 등의 심리학·컴퓨터과학 연구자들은 미리 짠 심리 실험 상황에서 얻은 이런 결과를 분석해 “말 배우기 전의 생후 10개월 아기들도 남을 생각하는 공감 감정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생후 18개월 무렵에야 진정한 공감 감정이 형성된다는 대체적인 기존 학설과는 다른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는 온라인 공개접근 학술저널인 <플로스 원(PLoS ONE)>에 최근 발표됐다.


단순한 실험 상황이 아기의 공감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까? 연구팀은 분명한 결론을 얻기 위해 생후 10개월의 아기 40명을 대상으로 여러 실험 상황을 비교하고 분석했다. 동그라미와 네모의 공격자-피해자 역할을 바꾸기도 했고, 네모와 동그라미가 서로 떨어진 채 돌아다니는 상황도 마련했다(가운데). 괴롭히고 당하는 상황에서 제3자로 원통이 등장하기도 했다(맨아래). 행여 네모와 동그라미의 동작 차이가 선호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 동작과 속도의 차이도 될수록 없앴다.


여러 조건을 통제한 실험에서, 아기들은 괴롭하는 도형보다 당하는 도형을 선호하는 경향을 뚜렷히 보여주었다고 한다. 도형들이 따로 돌아다니는 상황을 본 아기들은 네모와 동그라미를 절반씩 선호했다. 제3자인 원통이 등장한 상황에선, 아기들은 괴롭하는 도형보다는 원통을, 또 원통보다는 당하는 도형을 뚜렷히 선호했다. 연구팀은 말 배우기 전 아기들도 공감 감정을 지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갓난아기도 옆의 아기가 울면 따라 우는 ‘동조’를 보여준다는 보고도 있었고, 자아와 타자를 구분하는 공감은 생후 18개월 무렵에, 피해자 보호에 나서는 적극적 공감은 3살 무렵에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번 연구가 말 못하는 아기의 공감 능력을 입증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어도 공감이 흔히 알려진 것보다 더 이른 시기부터 형성됨을 보여주는 근거로는 받아들여진다. 


※ 도형들의 상황극 애니메이션(동영상)은 온라인 저널

<플로스 원>에 실린 논문의 뒷부분에서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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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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