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의 "만화가의 생물학 공방"

생물학에 푹 빠진 만화가가 책, 논문, 자료의 정글을 헤치며 독자와 나눌 이야기를 찾아서 생명과 과학의 세계를 탐험한다. "과학을 향한 만화가의 연애편지이다. 그리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만화가의 눈물겨운 사냥기이다"

만화가, 생물학 공방을 열다

연재를 시작하며: 작가의 한 마디


KMH.jpg » 김명호 만화가 물학 관련한 만화를 연재하고 싶습니다.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 온'에 이렇게 응모할 때의 마음은 마치 병무청에 자원 입대 신청서를 낼 때의 마음과 같았습니다. 과학자들 틈바구니에서 과학 만화를 그리겠다니 지금 생각해도 제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아찔하기만 합니다. 필자 분들 약력을 보면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덜덜덜~ 그냥 과학과 상관없는 곳에서 과학 전문 만화가입네 사기 치고(?) 다니며 연재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전 스스로 티엔티를 온몸에 두르고서 불구덩이로 뛰어든 걸까요?


제 취미는 농구입니다. 군대에서 재미를 붙여 지금까지 15년 정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15년이란 세월이 무색하게 실력은 형편없습니다. 왜냐하면, 주변에 농구를 좋아하는 친구가 없어 꽤 오랫동안 혼자 공만 던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사람들과 어울려 주말마다 정기적으로 시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뼈저리게 느끼게 된 것은 암담한 제 농구 실력이었습니다. 아니, 혼자서 유유자적하게 공만 던졌으니 실력이고 뭐고도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혼자 했기 때문에 잘못된 버릇들이 굳어졌으며 그것을 지적해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시합을 하면서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느끼게 되었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실력을 기르고 싶다는 의욕에 농구 교본까지 사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덕분에 다행히 최근 농구 실력은 아주 조금 나아졌습니다.


제가 사이언스 온이라는 호랭이 굴로 뛰어든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스스로 과학 만화가라고 자부하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모른다고 혼나고 엉터리라고 욕을 먹어도 농구를 잘하기 위해선 농구팀으로 들어가야지 조기 축구회에 나가서 농구 잘한다고 자랑해봐야 자기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앞으로 제가 연재할 만화는 생물학에 관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세포 구조가 어떠니, 디엔에이(DNA)가 어떠니 같은 생물학 교과서를 만화로 옮겨 놓은 것 같은 것들은 아닙니다. 책에서 읽었거나 과학 기사에서 보았던 재미있는 연구 성과들, 혹은 원리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이야기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많은, 더 새로운 정보들을 제가 다룰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 만화는 어떤 가치가 있는 걸까요? 교향곡에서는, 예를 들어 ‘베토벤의 교향곡’도 연주자에 따라 듣는 이에게 다양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마찬가지로 만화가가 만화로 이야기하는 생물학 이야기는 어떻게 다른지를 즐기시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하겠습니다.

[김명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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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힘겹지만 즐거운 작업을 응원합니다. 작가는 한 달에 한 편꼴로 작업할 예정이며 사이언스 온에는 이를 나누어 연재할 계획입니다. 첫 번째 '만화가의 생물학 공방 이야기'는 다음 주나 그 직후에 곧 시작합니다.  -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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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만화가, 일러스트 작가
그림 그리기보다 과학책을 읽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정체 불명의 일러스트 작가이자 만화가. 학창 시절에는 가을 기온과 비슷한 과학 점수를 받았지만 지금은 놀랍게도 과학으로 충만한 삶을 살고 있다.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고 싶은 초등학교 2학년의 마음으로 과감히 과학만화에 뛰어들었다.
이메일 : myungrang@gmail.com      
블로그 : http://bung015b.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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